-제11화-

최강 원장의 과거

by백운

지수가 다녀 가고 나니 그 동안 소문과 생각만으로 머릿속에만 있던 것들이 현실로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정말 최 강 용서가 안되는 인간이었다. 도대체 인간의 욕심이란 어디까지 일까?

"최 강 말이야?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아!"

지수가 나가고 다시 둘만 남게 되자 우리는 원장실 쇼파에 앉아 놀라고 씁쓸한 기분을 달래고 있었다. 어느 정도 예상한 일이었지만 머릿속에만 있을 때와 그것이 현실로 다가왔을 때의 느낌은 또 달랐다.

"그러게! 왜 그렇게 되었을까? 처음 아빠를 찾아와 도움을 요청했을 때만 해도 순수했었다고 들었는데...야망이 있어 보였다고는 하셨지만..."

최 강은 성적은 좋았지만 더 좋은 사립대학을 갈 집안 형편이 되지 않아 지방 국립대 전자과로 진학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다니면서도 장학금을 한 번도 놓친 적이 없을 만큼 수재 였지만, 다른 곳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돈 버는 것에만 관심이 있어서 4학년 때 졸업도 하지 않고 그 당시 담당 교수님이신 지금의 현 총장님을 찾아와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자기는 어머니도 봉양 해야 하고, 졸업하고 취직을 해서 신입사원으로 시작 할 여건이 안되고, 꼭 부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가난이 너무 지긋 지긋하게 싫다고 말이다. 그래서 현 교수님은 최 강의 안타까운 사정을 듣고 당시 누구나 다 다니는 수학 학원 강사 자리와 과외 자리를 소개 시켜 주었다고 한다. 최 강이 어느 정도 빨리 자리를 잡을 수 있을 정도의 학원으로 말이다. 그 학원도 현 총장님의 오래 된 제자가 하는 현수 학원이었다고 했다. 그리고, 최 강이 강사로 들어오고 나서 현수 학원은 최 강의 활약으로 학생들의 성적도 잘 나오고 소문도 좋게 나기 시작해서 처음에는 엄청난 성장을 이루었다고 했다. 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자 현수 학원은 급격하게 기울기 시작했다고 한다. 알고 보니, 최 현수 원장이랑 학부모님이랑 부적절한 관계라는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소문은 일파 만파로 퍼져 나가, 학생들이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물론 뒤 늦게 사실이 아닌 게 밝혀지긴 했지만, 한 번 무너진 신뢰는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특히나 소문에 민감한 이쪽 바닥에서, 이미 소문은 다 퍼져 나가 있었고, 소문의 진실과는 상관 없이 현수 학원의 인식은 최악으로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다. 그때 최 현수 원장은 교육업계에 회의를 느끼고 그 나마 발을 뺄 수 있을 때, 후임인 최 강에게 학원을 넘기고 교육업계를 떠났다고 한다.

최 강은 그 학원을 인수해서 지금의 최 강 학원으로 키워낸 것이다.

"근데 말이야, 그 당시 최 현수 원장이 아빠를 찾아와 이상한 얘기를 했었대..."

현 원장이 나를 뚫어지게 바라 봤다.

"그게 무슨 말이야?"

처음 듣는 말이었다.

"그러니까, 당시에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돌던 얘기라 사실 확인도 안되고 증거도 없고 해서 그낭 넘어가긴 했는데, 최 강이 학원을 거의 공짜로 인수 받고 나서, 이상한 일이 생겼다고 하더라고..."

현 원장은 생각을 정리하는지 뜸을 들이는 사이 나는 나도 모르게 침이 넘어갔다.

"무슨일?"

"그러니까, 최 현수 원장도 처음에는 진짜 누군가 학부모님이랑 카페에서 우연히 만나 상담한 것을 보고 잘 못된 소문이 일파 만파로 퍼져 나갔다고만 생각했었는데, 그만 두고 나니 최 강이 너무 빨리 일을 처리를 하고 현수 학원 후신인 최강 학원이 너무 빨리 자리를 잡아 나갔다는 거야!"

머릿속에서 생각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됐는지 현 원장의 눈은 반짝이고 있었다.

"마치 계획이라도 되어있던 것처럼?"

내가 중간에 장단을 맞추어주자 현 원장은 이야기에 더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래! 마치 최 강은 이모든 일이 갑자기 일어난 게 아니라 미리 일어 날 걸 알고 있기라도 한 것 처럼 말이야. 그래서 그 모든 일의 배후에 최 강이 있지 않나 하는 소문이 하는 사람 사이에서만 돌았대. 그날 아빠를 찾아 오신 최 현수 원장도 그냥 이상하다 정도만 말하고 더 이상 확신은 못 하셨다고 하더라고...."

말을 마친 현 원장은 몸을 쇼파에 기대며 허공을 바라봤다.

"그런 일이 있었구나. 진실은 최 강 본인 만이 알겠지! 그러고 보면 인생 참 씁쓸하다! 맞지?돈이 뭐고? 성공이 뭐라고?"

현 원장의 눈은 여전히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러게..."

현 원장이 느끼는 거 랑은 다른 의미 일 수도 있겠지만 나도 동의를 하며 쇼파에 등을 기대었다. 가난한 시골 산골에서 자란 나는 최 강의 마음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될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까지 치열하게 살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그것도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 까지 말이다.

지독한 가난이, 남에게 피해를 주는 한이 있더라도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과거의 모습으로 최강의 뇌리에 박혀 최강의 내면을 왜곡 시켜 삐뚤어지게 만들어 버린 것일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최 강과 윤 지수는 닮았는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전혀 공통점이 없을 것 같은 두 사람이 이런 면에서 통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생각이 여기 까지 이러자 마음이 더 씁쓸해졌다.

"근데, 최 강 말이야?"

나는 갑자기 생각이 떠올라 몸을 앞으로 세웠다.

"어? 뭐?"

현 원장도 허공을 응시했던 시선을 거두어 나를 응시했고 허리를 세웠다.

"어쩌다가 그렇게 돈의 노예가 된 걸까?"

"푸훗, 돈의 노예? 맞는 말인 거 같네."

"그래, 가난하다고 다 그렇게 돈에 집착하지는 않거든. 좀 풍족한 삶을 꿈꾸기는 하지만...나 만해도 그렇고.나도 지독하게 가난하게 자랐는데도 말이야.."

내 얘기를 듣던 현 원장의 표정이 약간 어두워졌다. 그러더니 목이 타는 지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셨다.

"한 잔 마실래?"

그러면서 나에게도 컵에 물을 따라 주며 말했다.

"그게, 사실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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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좋아하는 두 아이의 아빠이면서 수학강의하는 원장입니다. 관심분야는 시, 로맨틱코메디, 일상 에세이, 일상적인 생각들이고, 희망적인 글들을 쓰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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