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현원장의 프로포즈

by백운

이 시점에 지수의 전화라니.....뭔가 불길한 느낌이 스쳐지나갔다.

위이이이잉 위이이이잉

벌써 몇 번째 끊겼다 걸려왔다를 반복하는지를 모를정도로 지수는 끈질기게 전화를 했다. 두어번 하다 받지 않으면 더 이상하지 않았고 문자를 남기고 했던 여느때와는 달랐다.

'뭐야?진짜! 받을 때까지 하겠다는 건가? 혹시 무슨 일이 있나?'

폰을 보고 있으려니 오만 생각이 다 들었다.도저히 안 될것같아 전원을 꺼두기로 맘을 먹고 폰을 집어 들었다.

"여~보세요~가녕은~오빠~~"

'헉!'

전원 꺼려고 폰을 집어 들다가 잘 못 눌러져 전화가 받아져 버렸다. 이대로 끊어버릴까도 싶었지만 이왕 이렇게 된거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건지 들어보려고 끊지 않고 말없이 폰을 들고 있으려니 술에 취한 듯 한 지수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야~백~~가~~년! 사라미~~~마를 하며은 마리~야! 대다블........"

혀꼬부라진 소리를 늘어놓던 지수는 갑자기 말이 없었다. 혹시나 조금 더 기다렸지만 역시 말이 없었다. 그렇다고 전화가 끊어진 것도 아니었다. 아침까지 술을 마시다 취해 전화를 한 모양이었다. 전화를 받지 않으니 술김에 화가나서 계속 전화를 하다가 전화를 받으니 긴장이 풀어져 버려 넋두리를 늘어놓으려고 하려다가, 그러다 잠이 들어 버린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 잠시 후 '쌔액 쌕~'하는 규칙적인 숨소리가 들려왔다.

'지수야!어쩌다가....'

밉기도 미웠지만 안쓰러운 생각이 몰려왔다.

그렇게 갑자기 떠나린 이유가 새삼 다시 궁금해졌다. 그리고 그 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하면 약해질 거 같아 기억속 저아래에 뭍어 버렸던 일들이 스멀 스멀 기어 오려려고 했다.

'최 강! 나쁜 놈!'

생각이 여기까지 이르자, 최 강에게로 분노가 향했다. 최 강만 아니었어도 지수와 이런 관계까지 되지는 않았을 거 같았다. 그냥 모르는 사이처럼 지냈을 수도 있었는데, 지금은 아예 원수도 이런 원수가 없었다.
그러기 위해서 반드시, 최 강을 넘어야 했다. 이번 스캔들도 정면 돌파해서 이겨내야 했다. 사는게 힘들더라도 남을 짓밟으면서 자기의 유익을 챙기는 건 아니라는 걸 보여 줘야했다.
얼른 정신을 차리려고 자리에서 일어나 샤워를 했다.
이른 감이 많았지만, 그래도 아침겸 점심이라 생각하고 국밥을 대충먹고 학원으로 출근을 했다.

'앗! 내가 1등이 아니었네...'

당연히 오늘 새벽까지 회식을 해서 현원장도, 이슬쌤도 늦을 거라 생각을 했는데 학원 출입문이 열려있었다.

"어머~일찍 나오셨네요?안 피곤하세요?"

문을 열고 들어서자 백 이슬 선생님이 카운터에서 내가 들어서는 걸 보고 일어서며 반갑게 인사했다.

"네! 선생님이야말로 피곤하실건데 정말 일찍 출근하셨네요~"

현 원장일거라 생각했는데 일찍 출근한 사람은 의외로 백이슬 선생님이었다.

"네. 저는 술을 잘 못 마셔서 거의 안 마셨어요. 집에서 잠들면 못 일어날거같아 찜질방가서 몸 좀 풀고 바로 왔어요~호! 호! 호!"

이슬 쌤은 보는 사람 마저 즐거워보이는 웃음을 웃어보였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천상 카운터 쌤이란 생각이 들었다.

"왜요? 화장이 이상하게 됐나요? 눈썹이 하나 없어요?"

잠시 대답없이 멍하니 보고 있으니 이슬쌤이
자기 얼굴이 이상하다 생각한 모양이었다. 그러면서 거울속 자기 모습은 이리저리 살폈다.

"아...아뇨!웃는 모습이 이슬쌤이랑 넘 잘 어울려서요!"

"엥? 전 또 뭐라고 놀랐잖아요! 호! 호! 호! 커피 한 잔 하시겠어요?"

"뭐가 그렇게 즐거워요? 두 분이서? 저 질투 나려고 하네요~"

언제 온 건지 뒤에서 현 원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 보니 현 원장이 커피를 손에 든 채 화사한 원피스를 입은 모습으로 웃으며 오고 있었다. 그 모습이 오늘따라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었다.

"어머! 원장님까지! 혹시 두 분이 약속하신 거에요?"

이슬 쌤은 우리를 번갈아 보며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아뇨! 전 원장님 피곤 하실까봐 연락 안하고 출근했는데...."

"어머! 근데 백 팀장님 얼굴이 왜이리 빨갛게 되셨어요? 아침부터 예쁜 원장님 보니까 좋으셔서 피가 끓나봐요? 회!호!호!"

눈치 빠른 이슬쌤이 대놓고 놀렸다.

"어머! 진짜야? 백팀장님~~~꾸미고 나온 보람이 있네~호! 호! 호!"

현 원장까지 합세해서 놀리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흠! 흠! 왜 이러세요? 괜히..."

나는 마치 하지말아야 할 야한 생각을 하다 들킨 사람 마냥 얼굴이 더 붉어져서 커피 한 잔을 챙겨 후다닥 내 자리로 와버렸다.

"어머머! 백 팀장님! 왜 그러세요? 원장님!백팀장님 진짜 오늘 이상하신데요? 호! 호!"

"그러게요? 저 커피는 내껀데......호! 호! 저렇게 서둘러 피하시다니 백팀장님 답지 않네요! 자 커피 한 잔 하세요! 이슬 쌤!난 백 팀장님이랑 할 얘기가 있어서 먼저 가 볼게요~"

"네~감사합니다. 말씀 잘 나누세요~"

자리에 앉아있으니 두 분의 얘기 소리가 들리더니 현 원장이 원장실로 오라고 손 짓을 했다.

아직 얼굴이 붉어진게 풀리지도 않은 채로 카운터를 지나 원장실로 갔다. 원장실에 들어서니 평소와는 달리 현 원장이 문 앞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따라 왜이렇게 모든 모습이 예뻐 보이는지 모를 일이었다.

"강현씨~"

내가 원장실에 들어서자 현 원장이 다가와 내 손을 잡았다.

"왜...이러....세요?"

강현씨라니..?한번도 지혜가 나를 그렇게 부른 적이 없었던것 같았다.

"우리 결혼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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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좋아하는 두 아이의 아빠이면서 수학강의하는 원장입니다. 관심분야는 시, 로맨틱코메디, 일상 에세이, 일상적인 생각들이고, 희망적인 글들을 쓰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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