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화-

드러나는 진실

by백운

여기까지 사실을 알고 나니 다음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가 혼란스러웠다.

'최혁한테 가서 따질까? 아님 안 선생님한테? 어떻게 은혜를 원수로 갚을 수 있냐고 따져 볼까? 그랬다가 아니라고 하면 어떻게 하지? 그럼 백 이슬 선생님만 곤란해지는 건 아닐까?'

내가 백 이슬 선생님한테 들었다고 이야기를 안 하더라도 아마 이슬샘이 의심 받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았다.

'그럼. 어떡하지? 지켜보다가 현 원장한테 말해? 아니야! 일이 어느 정도 진행이 된 것 같은데...그러다가 손 쓸 타임이 너머 늦어 지는 수도 있어. 그래. 오늘 퇴근 후에 현 원장에게 말하자! 조심스럽게, 충격받지 않게! 아! 근데 그렇게 말하는 게 가능 할까?'

머릿속이 복잡했다. 오늘 당장 안 쌤이랑 최 부원장 얼굴을 어떻게 봐야 하지? 워낙 포커페이스가 되지 않는 얼굴이라 불쾌한 감정이 그대로 들어 날 걸 생각하니 당장 그것부터가 걱정이었다.

'모르겠다! 일단, 현 원장한테 일 끝마치고 보자고 문자 부터 보내고 나머진 부딪쳐보자.'

일단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마음이 무거웠다. 출근 준비를 해서 출근 하는 동안, 한 시도 그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안녕하세요? 백 쌤! 어? 오늘따라 표정이 안 좋아 보이시네요? 무슨 일 있으세요?"

학원 문을 열고 들어서자 여느 날과 같이 안 쌤이 반가운 얼굴로 맞아 주었다. 하지만, 역시나 내 포커페이스가 되지 않는 얼굴을 보자 이상한 듯 물었다.

"아! 네!그냥 신경써시지 마세요!"

말이 더 길이져봤자 좋을 게 없을 듯 해서 얼렁뚱땅 대답하고 얼른 자리를 피했다.

"어머! 오늘따라 진짜 이상하시네. 혹시 원장님이랑 싸우셨어요?"

인사를 하고 돌아서는 내 뒤 통수에 대고 안 쌤이 다시
물었지만, 나는 더 이상 대꾸하지 않았다. 최 부원장은 부원장실로 자리를 옮겨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거의 부딪칠 일이 없었다. 수업 시작 과 끝 시간에 복도에서만 안 마주치면 됐다.

그런데, 나의 바람과는 달리 평소 부딪칠 일이 거의 없던 부원장도 그날따라 두 번이나 부딪쳤다. 그나마 다행인 건 아이들과 함께 섞여 있어 눈 인사만 하거나, 아님 못 본 척해도 되었다는 것이다.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지나가 퇴근 시간이 되었다.

"백 쌤! 퇴근 준비 끝났으면 같이 퇴근해요!"

퇴근 준비가 다 되어 갈 때쯤 현 원장이 찾아왔다.
연인 관계인 건 밝혔지만 다른 선생님들과의 관계도 있어서 최대한 학원내에서는 원장과 팀장의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했었기에 우리는 별다른 일이 없으면 출, 퇴근을 같이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자연스럽게 같이 자리를 만들기 위해 온 것이다.
오늘따라 다른 고등부 선생님들은 업무 일지를 제출하고, 다들 일찍 퇴근 하신 상태여서 다른 눈치가 보이진 않았다.

"넵! 원장님~"

퇴근을 하려면 자연스럽게 카운터를 거쳐 문을 나서야 하는데 안 선생님이 우리를 보자 반갑게 인사를 했다.

"어머! 두 분 같이 퇴근하시니 넘 보기 좋으세요~ 오늘 좋은 데 가시나 봐요?"

정말 백 이슬 선생님의 말을 믿기 힘들 정도였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정말 안 쌤은 포커페이스의 달인이었다. 속으론 기가 찼지만 겉으론 거의 무표정으로 응대했고 현 원장은 웃으면서 같이 인사를 했다.

"호!호! 역시 안 쌤은 보는 눈이 정확해요~ 안쌤도 얼른 정리하고 퇴근하세요~"

아무것도 모르고 웃으면서 인사하는 현 원장이 너무 불쌍해 뒤돌아서서 욕이라도 하고 싶은 걸 억지로 꾹 꾹 참으며 지하로 내려와 차에 올랐다.

"강현아~ 오늘 표정이 왜 그래?"

현 원장도 내가 이상하게 보였는지 차에 타자 마자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쳐다 보며 물었다.

"아냐! 일단 어디든 도착하면 얘기 해 줄게!"

사실을 알게 되면 충격을 받아 운전하다 사고 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래~ 그럼 아주 조용한 네 자취방으로 가자! 치맥 어때?"

"엥? 지저분 한데...."

"상관 없어! 간다. 고! 고!"

하여튼 한 번 씩 막무가내 이면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현 원장이었다.

자취방에 도착하자 오는 차안에서 치킨도 때마침 도착해있었다. 냉장고에 있는 맥주를 꺼내 마시면서 그날 이슬 쌤이 이야기 시작 전에 했던 다짐을 나는 똑 같이 현 원장에게 하고 있었다.

"정말, 놀라면 안돼! 진짜야!"

"안 놀란다고 약속해! 손가락 걸어!"

몇 번의 다짐을 받고 나는 이슬 쌤이 했던 이야기를 현 원장에게 해주었다.

여리고 여린 현 원장이라 안 쌤 이야기를 하면서 기절 하면 어떡하나 라고 생각까지 하면서 꺼낸 이야기였지만 현 원장이 보여준 반응은 내가 예상했던 반응이랑은 너무 달랐다. 너무나 차분하고 침착했다.

"호! 호! 호! 백 강현~"

그러다가 갑자기 또 웃는 현 원장이었다.

"고마워~ 백 강현! 나를 이렇게까지 생각해주다니...흑!"

그러더니 또 눈물까지 지어보였다.

"갑자기 왜 그래? 지혜야! 괜찮아?"

괜찮아 보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걱정스럽기도 했고, 그보다는 사실은 왜 그런 반응을 보이는지 궁금했다.

"강현아~ 나! 사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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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좋아하는 두 아이의 아빠이면서 수학강의하는 원장입니다. 관심분야는 시, 로맨틱코메디, 일상 에세이, 일상적인 생각들이고, 희망적인 글들을 쓰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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