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2개월 차, 하루의 모습

by바이올렛

와우! 벌써 이 개월이 흘렀다. 잠깐 늪지대가 지나갔고 미니 가시밭길도 있었지만 무사히 평지에 도착했다. 하루 모양이 어떤 지 기록으로 남긴다. 우선 결론부터. 잠을 잘 자고, 마음이 안정되었다. 이것만으로도 큰 변화다. 하루는 이렇게 흘러간다.


나에게 수면 장애가 있는 줄 알았다. 잠드는 데에 애를 먹고, 자다가 중간에 자주 깨고, 깨고 나면 다시 잠드는 게 힘든 증상. 회사에 나가지 않은 지 두 달이 흘러 머릿속에 근심 걱정이 사라지자 꼭 거짓말처럼 잠을 잘 잔다. 침대에 핸드폰을 가지고 들어가서 모두가 잠든 늦은 새벽까지 유튜브를 뒤적거리지 않아도 괜찮다. 해가 떨어지면 잠이 오는 게 당연하다는 듯 몸이 잠을 원한다. 침대에 반듯하게 누우면 곧 잠에 곯아떨어진다. 몇 년째 체감해보지 못한 '잠 오는 느낌'을 받는 게 행복하다.


이른 새벽에 알람을 맞추지 않아도 기분 좋게 의식이 돌아온다. 하루가 시작되었다, 지긋지긋한 하루가 아니라 잔잔한 시냇물 같은 하루가 졸졸 흐를 거라 생각하면 마음이 편안하다. 커튼을 조금씩 열어 해를 받고 조금 꼼지락거리다가 몸을 일으킨다. 도서관에서 빌려둔 바카라 중에서 읽고 싶은 것을 읽고, 쓰려고 메모해 둔 글감을 글로 쓴다. 쫓기는 마음, 피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아침에 주방으로 들어선다. 거창하지 않아도, 갓 지은 밥과 함께 좋은 마음으로 아침밥을 준비해서 아이들과 나란히 앉는다. 허겁지겁 먹고 치우기 바빴던, 태풍이 쓸고 지나가는 듯한 아침이 아니다. 다르다. 여기까지 오는데도 하나도 짜증이 안 나고 마음이 편안하다. 회사 다닐 때는 느껴보지 못한 평화로운 아침이다.


이제부턴 조금 서두른다. 아이들이 등교준비를 하느라 분주한 시간에 나도 설거지를 한다. 남매가 없는 조용한 시간에 하고 싶은 게 기다리고 있으니까. 비로소 둘 모두 학교에 가고 나면 현관에서 손을 흔들어주고 핸드폰에서 홈트레이닝 영상을 켠다. 처음엔 저녁에만 운동을 했지만, 요즘은 가능하다면 아침과 저녁에 각각 하려고 한다. 많은 시간 바카라상에 앉아 읽고 쓰려면 허리가 무사해야 하기에. 운동을 마치고 씻은 후 바카라상에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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