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세 번, 중학교 세 번 전학 다녔다. 첫 전학 후 비밀이 생겼다. 자다가 밤에 오줌을 쌌다. 처음에는 이불을 적셨다고 엄마에게 말했지만 그게 반복되자 말하지 않았다. 혼날까 봐. 엄마는 등교하고 난 나의 이불 정리를 하다가 축축한 지도를 발견하곤 했다.
수줍은 성격이 싫었다. 부끄러운 게 많고 먼저 다가가 붙임성 있게 말 걸기 어려운 게 죄처럼 느껴졌다. 몸이 뻣뻣하게 굳고, 어디를 쳐다보고 있어야 할지 몰라 쭈뼛거렸다. 누군가 다가와주어도 겁이 났다. 경계심 많은 강아지가 온몸에 털을 빳빳하게 세우고 있듯 학창 시절의 여러 학교를 꼬부랑 할멈이 고개 넘듯 힘겹게 건너왔다.
이전 학교에서의 추억은 살면서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방해가 되곤 했다. 반장을 했었고, 친구들에게 사랑받으며, 선생님들께 인정받았었다는 과거형 기억은 나를 든든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새로운 곳에서 적응하는데 더 힘들게 만들었다. 전학 온 곳에서 삐걱거리며 스며들지 못하고 있는 게 더 한심하게 느껴지지 않으려면 기억을 매번 초기화해야 했다.
알아도 모르는 척, 잘해도 못하는 척, 해봤어도 처음인 척하는 게 새 친구를 사귀는데 유리했다. 낮은 자세를 취해야 도와주는 사람이 생기고, 그래야 새로운 조직에 적응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걸 십 대 내내 차근차근 익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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