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서 온라인 게임을 빼면 무엇이 남을까?

by바이올렛

마지막 출근날. 새벽에 눈이 번쩍 떠졌다. 몸을 일으켜 씻은 후, 밥과 반찬을 꼭꼭 씹어먹었다. 오늘은 중요한 날이니까, 빈속으로 가는 일은 없어야지. 화사한 원피스에 분홍색 운동화를 신고 출근시간보다 일찍 사무실로 향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생각나는 분들께 감사 메일을 보냈다. 평소엔 잘하지 않는 화장도 하고 현장 사무실로 가서 인사를 나누었다. 멀리 다른 사무실에 있던 직원까지 달려오셔서 손을 꼭 잡고 놓지 않은 채 인사를 나눴다. 나보고 살 좀 찌라는 말씀을 마지막으로 아쉬운 작별 인사를 했다. 나에게 살찌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은 다 좋은 사람들이다. 통계적으로 그렇다.


서둘러 장소를 이동했다. 내가 속해있던 단위조직의 직원들 수십 명과 차례로 인사하는, 가장 중요한 절차가 남았다. 그곳까지 향하는데 심장이 계속 뛰었다. 두근두근, 업무상 가장 밀접했고 더 잘해주고 싶었으나 시끄러운 내 속을 달래느라 더 많이 품어주지 못했던 후배들이 가득한 부서로 향한다. 이미 내 소식을 알고 있는 선배 한 분이 귀띔을 해놓은 상황. 내가 사무실로 향하자, 송별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ㅎㅈ, ㅈㅇ, ㅇㅇ, ㅅㅅ, ㅇㅈ


잠시 둘러앉아 Q&A 시간을 갖고, 같은 전공자 들인 만큼 잠시 일터에서 개인 프로젝트를 했던 결과물들도 보여주었다. 나는 회사일 말고, 점심시간마다 이런 걸 하며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놓았다. 그들과 같은 공부를 했고, 같은 감성을 가지고 있기에 우리끼리만 할 수 있는 대화들이었다. 그 반갑고 아쉬운 얼굴들과 사진을 찍고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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