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동안 온통 헤어지는 시간을 보냈다. 아침부터 퇴근시간까지 이별의식을 치루었다. 연차휴가가 모두 소진되는 한달 후의 퇴직발령일에 맞춰 회사 전직원에게 감사 인사 메일이 발송되도록 예약 설정을 해두었다. 나의 퇴사 소식을 미리 알리고 싶지 않아, 마지막 출근날을 하루 앞두고 자체 엠바고를 풀고 인사를 시작했다.
어제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마지막 얼굴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할지 마음이 바로서지 못했다. 뒤척거리며 한참 핸드폰 화면을 보다가 잠이 들었다. 축하한다, 부럽다, 고생했다, 아쉽다. 감정의 파도 속에서 끝에는 눈물 금고 열쇠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금고가 활짝 열려 아껴두었던 눈물이 계속 났다.
흰 요거트를 티스푼으로 뜨면 그자리가 오목해지듯, 내 마음도 꼭 그렇게 파인 것 같았다. 그자리가 아프고 오목한 부분에 눈물이 고이는 기분이 들었다. 가슴이 계속 아팠다. 누가 탕탕 치는 것처럼.
그리고 여기까지 오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이야기를 하나 알게 되었다. 퇴사 소식을 들은 나의 동료들은 자신의 아픔을 하나씩 내게 꺼내놓았다. 늘 회사에서 내가 제일 힘든 사람인 줄 알고 울상으로 다니던 때는 미처 짐작조차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하루에 모두 들었다. 마음이 아팠다. 그들의 고통에 또 같이 눈물을 흘렸다.
왜 이제야 얘기했냐며, 마지막 출근 하루전에 이야기하는게 어딨냐고 나를 혼내고 눈물을 쏟는 동기의 모습에서 입사시절 풋풋했던 우리 얼굴이 겹쳐졌다. 20년전 싱그럽던 우리들은 모두 중년이 되었고, 나는 그길 한가운데에서 스스로 돌밭으로 방향을 틀었다. 앞으로의 인생에 대한 막막함 때문인지, 작별의 아쉬움 때문인지 모를 가슴 한가운데의 통증이 퇴근해서도 이어지고 있다. 아프다,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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