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나를 연구하기로 했다 239

내가 길이 아니었다.

by그레이스 그레이트



신명기 29장 앞에서, 다시 출근을 생각한다.


내 안에 무엇이 있는지 가만히 들여다본다.


뭐지.

나는 지금 뭘 무서워하고 있지.


나흘의 연휴를 잘 보냈다. 예배를 드렸고, 수영도 했고, 집을 정리했고, 남편과 시간을 보냈다. 쉬었으니 내일 다시 출근하면 된다.


그런데 마음 한쪽이 벌써 내일에 가 있다.


또야가 먼저 말을 건다.


‘내일 가면 또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잖아.’

‘또 머리가 아프면 어떡해.’

‘네가 감당하지 못할 일이 생기면?’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내일을 또야는 오늘 밤으로 끌고 온다.


그제야 알았다.


아, 나는 출근이 두려운 거구나.


⸻


저녁 7시 35분.


두 시간쯤 지나면 잠자리에 들 시간이다.


오늘 읽은 말씀은 신명기 29장 1절부터 13절, 제목은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였다.


모압 땅에서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다시 언약을 말한다. 그들은 이미 많은 것을 보았다. 애굽에서 행하신 일도, 큰 시험과 이적과 기사도 보았다.


그런데 모세는 이상한 말을 한다.


“그러나 깨닫는 마음과 보는 눈과 듣는 귀는 오늘까지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주지 아니하셨느니라.”


보았다고 아는 것은 아니었다.

겪었다고 깨닫는 것도 아니었다.


그 문장 앞에서 한동안 멈췄다.


나도 그렇지 않은가.


살 만큼 살았고, 일할만큼 일했다. 사람도 많이 만났고 실패도 제법 했다. 이만큼 왔으면 세상을 조금은 알 것 같았는데 여전히 모르는 것이 많다.


막내일 때는 직급이 올라가면 답답한 일이 줄어들 줄 알았다. 영향력이 생기면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좀 더 쉽게 해낼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팀장이 된 지금도 사람의 생각 하나 움직이는 일은 어렵다.


내가 설득하고 싶었던 것은 누구였을까.


동료였을까.

세상이었을까.


어쩌면 끝내 설득되지 않는 나 자신이었을지도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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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이 나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그래서 오늘도 나를 연구합니다.고치려 하기보다 이해하기.비난하기보다 관찰하기.판단하기보다 기록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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