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나를 연구하기로 했다 240

두 벌의 옷이 한 벌로 돌아왔다

by그레이스 그레이트



신명기 29장 14절부터 21절


옷장 깊숙한 곳에서

원피스 한 벌과 치마 한 벌을 꺼냈다.


십 년 가까이 입지 않은 옷이었다.


원피스는 몸에 맞지 않았고

치마는 그대로 입기에는 어딘가 어색했다.


버릴까 하다가

두 벌을 나란히 펼쳐놓았다.


원피스의 윗부분과

치마의 아랫부분을 이어 보면 어떨까.


나는 두 옷을 들고

수선집으로 갔다.


“이것과 이것을 붙여서

한 벌로 만들 수 있을까요?”


수선해 주시는 여사님이

두 옷을 번갈아 살펴보았다.


천을 맞대보고

허리선을 짚어보더니 말했다.


“이거 대단한 아이디어인데요.

요즘은 이렇게 고쳐 입어야 해요.”


며칠 뒤

따로 살던 두 벌의 옷이

한 벌이 되어 돌아왔다.


십 년 동안 옷장에 갇혀 있던 옷이

다시 내 몸 위에서 움직였다.


나는 거울 앞에 서서

허리선을 한번 쓸어보았다.


새 옷을 샀을 때와는

조금 다른 기쁨이었다.


무언가를 더 가진 기쁨이 아니라

버려질 뻔한 것을 다시 살린 기쁨.


오늘 신명기 29장을 읽다가

그 옷이 생각났다.


모세는 모압 땅에 선 이스라엘 백성에게

다시 언약을 들려준다.


그 언약은

지금 하나님 앞에 서 있는 사람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니었다.


아직 그 자리에 없는 사람,

앞으로 태어날 후대에게까지 이어지는 언약이었다.


그러니 오늘 한 사람의 선택은

그 사람에게서 끝나지 않는다.


한 사람의 마음에서 자란 뿌리가

가족과 공동체,

다음 세대의 땅에까지 뻗어간다.


모세는 하나님을 떠나

다른 신을 섬기는 마음을

독초와 쑥의 뿌리에 비유했다.


땅 위로 돋아난 잎이 아니라

아직 보이지 않는 뿌리였다.


아무도 모르는 마음속에서

조용히 자라는 것.


겉으로는 언약 안에 서 있으면서

속으로는 자기가 원하는 길을 가고,


그러면서도 스스로에게

나는 평안할 것이라고 말하는 마음.


말씀 앞에서

나의 우상이 무엇인지 물었다.


돈일까.

일일까.

인정일까.


오래 생각하지 않아도

한 사람이 떠올랐다.


나다.


내가 섬긴 우상은

바로 나였다.


나는 나에게 가장 좋은 것을 먹인다.


달걀을 살 때는

난각번호 1번을 찾는다.


고기는 한우를 고르고

두부를 살 때는 국산 콩을 확인한다.


올리브유도

조금 더 향이 좋고 맛있는 것을 고른다.


먹는 것만 그런 것이 아니다.


옷 하나를 사더라도

흔하지 않은 것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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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이 나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그래서 오늘도 나를 연구합니다.고치려 하기보다 이해하기.비난하기보다 관찰하기.판단하기보다 기록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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