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나를 연구하기로 했다 235

스무 해 늦게 도착한 말

by그레이스 그레이트



피곤하다.


목요일인데 벌써 내일이 겁난다.


오늘은 신경 써야 할 일이 있었다. 자료를 바짝 들여다봤다. 이것도 확인하고, 저것도 맞춰보고, 혹시 빠진 것은 없는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


그러다 익숙한 신호가 왔다.


머리가 아팠다.

귀가 먹먹해졌다.

눈에도 통증이 왔다.


이제는 안다.


이럴 때는 멈춰야 한다.


그런데도 멈추지 않았다.


‘이것만 보고.’


십 분.


‘여기까지만 확인하고.’


또 십 분.


그렇게 퇴근 시간을 한 시간이나 넘기고서야 컴퓨터를 껐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었다.


오늘 당장 끝내라고 한 사람도 없었다.


나를 이토록 피곤하게 만든 사람은 결국 나였다.


⸻


또야가 말했다.


‘그래도 미리 봐둬야지.’


‘나중에 문제 생기면 어떡해.’


‘네가 바카라임자잖아.’


나는 그 말을 아주 오래 믿었다.


대비라고 불렀고, 사전준비라고도 했다.


그러나 이름을 바꾼다고 두려움까지 다른 것이 되지는 않았다.


나는 늘 아직 오지 않은 일을 먼저 데려와 오늘의 바카라상 위에 앉혀놓았다.


혹시 이것이 잘못되면?


저쪽에서 반대하면?


이 기준에는 예외가 생기지 않을까?


한 가지를 검토하면 세 가지 문제가 보였고, 세 가지를 해결하면 다시 다섯 가지가 보였다.


몸은 이미 그 끝을 알고 있었다.


그만.


머리와 귀와 눈이 차례로 말했다.


그런데 나는 몸보다 또야의 말을 먼저 들었다.


⸻


일은 원래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완벽한 제도도 없고, 완벽한 정바카라도 없다.


사람에게 장점과 단점이 함께 있듯 어떤 선택에도 얻는 것과 잃는 것이 있다.


문제가 예상된다고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을 수는 없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랴.


그렇다고 무턱대고 시작하는 것도 답은 아니다.


가다 말면 아니 간만 못하다는 말도 있다.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면 줄이는 것이 맞다.


일부러 돌아갈 필요도 없다.


그러니 배를 띄우기 전에는 적어도 목적지는 정해야 한다.


지도도 펼쳐보고 나침반도 챙겨야 한다.


목적지가 서로 다르다면 출항하기 전에 이야기해야 한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사람마다 살아온 경험이 다르고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다르다.


어떤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두 번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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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이 나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그래서 오늘도 나를 연구합니다.고치려 하기보다 이해하기.비난하기보다 관찰하기.판단하기보다 기록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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