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명상지도자과정 20주의 기록(14/20)
어둠의 공간에서 밝히는 작은 촛불은 감각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주의 집중 수행 도구의 하나다. 촛불명상은 촛불을 바라보며, 그곳에 집중함으로써 산만한 생각을 잠재운다. 하나의 대상을 오롯이 응시하는 이 집중명상 은 집중력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의 깊은 이완을 도와 불면과 스트레스 완화에도 도움이 되는 명상법이라고 한다.
예전에 요가 ttc에서도 쁘라나야마의 성공을 위한 정화법 중 하나로 경험했던 적이 있었다. 정해진 대상(촛불)을 눈을 깜박이지 않고 눈물이 나올 때까지 응시하는 수행법으로 요가에서는 이를 뜨라따까 Trataka라 불렀다. 그때는 촛불을 두고 실습을 진행하지는 않아서 아쉬움이 남아 있었는데, 이번 명상 수업에서 진짜 촛불을 보며 명상 실습을 진행해서 기뻤다.
눈을 깜빡이지 않고 촛불의 불꽃을 응시하는 건 쉽지 않았다. 자꾸만 빛 번짐이 일어서 불꽃에 시선을 집중하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온갖 잡생각까지 떠올라서 집중력이 자꾸만 흐트러졌다. '시력이 안 좋은 건가. 지난번에 받은 안과 시술은 괜찮은 건가. 안과 검진 언제 가야 되더라.'
담임 강사님께서 실습 전에 설명해 주셨던 것처럼, 잠시 눈을 감고 눈앞에 남아있는 촛불의 잔상을 응시했다. 일렁거리지 않는 명료하고 밝은 점이 미간 사이에서 보였다. 이것을 주시하니 집중이 훨씬 더 잘 되었다. 눈의 피로가 좀 가신 후에, 다시 천천히 눈을 뜨고 불꽃을 응시했다. 처음보다는 빛 번짐이 줄어들며 점점 몰입하게 됐다. 작은 촛불이지만 명치 한편이 뜨거워지는 기운이 느껴졌다.
강의실을 어둡게 만들고 삼삼오오 둘러앉아 고요하게 촛불을 바라보니, 어느 도반님의 표현대로 마치 선사시대 원시인이 되어 불멍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제는 없어진 옛 수련회의 풍경도 떠올랐다. 캠프파이어를 중심으로 둥글게 둘러앉아 각자의 촛불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세상에 둘도 없는 불효자, 불효녀가 되어 대성통곡하던 10대 시절이여. 사리셀카의 숙소에서 활활 타오르던 장작을 하염없이 바라봤던 여행의 추억도 떠올랐다. 오롯이 바라보게 이끄는 불꽃의 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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