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더 잘 살고 싶은 마음이 나를 괴롭힐 때
“요즘 소개팅을 나가도…”
재성 님의 한마디에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몰렸다. 사람들은 저마다 근처에 앉은 사람들과 앞으로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글을 쓰는 데 무엇이 가장 방해되는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비슷비슷한 이야기에 심드렁해지던 사람들의 귀가 번쩍 뜨였다. 사람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하던 이야기를 멈추고 그를 향해 몸을 틀었다.
조곤조곤 이야기를 이어가던 그는 사람들의 시선에 입을 벌린 채 굳어버렸다. 몇 초의 정적 후, 그는 술이 가득 찬 소주잔을 집어 들고는 단숨에 들이켰다. 그리고 한 번 더 뜸을 들인 뒤, 최근 몇 차례 소개팅에서 느낀 ‘벽’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35살인 재성 님은 대기업에 다니고 있었다. 회사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일본에서 1년을 보내고, 2월에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한국에 돌아온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일본으로 다시 가고 싶어 한바탕 열병을 앓았다고 덧붙였다. 사람들은 그의 말에 의아해했다. 돌아온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다시 떠나고 싶었다니, 일본에서의 삶이 얼마나 달랐던 걸까. 사람들은 무엇이 그렇게 좋았는지 이구동성으로 그에게 물었다.
“한국에서는 나이대별로 꼭 해야만 하는 의무들이 너무 강하게 있는 거 같아요. 그걸 따라야 한다는 압박도 크고요. 소개팅에 나가도 그렇고 친구들을 만나도 그래요. 제가 지금 하는 일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겠다고 하면 다들 미쳤다고 해요. 일본은 안 그러더라고요. “
“아… 그거 뭔지 알 것 같아요. 대화가 통하지 않는 느낌. 저도 이제 친구들한테 속이야기 잘 안 해요.”
“그래서 이런 모임이 더 소중한 것 같아요.”
“하하하”
기대했던 연애 이야기가 아니었음에도, 사람들은 조금 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자기 이야기를 보태기 시작했다. 모임 인원 중 가장 나이가 어린 28살의 연희 역시 그의 말에 동의하며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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