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핀 캔디를 처음 깨물었을 때처럼

3부 나를 미워하는 대신 이해하는 일

by윤진

“미안하다고 했잖아요! 여기서 뭘 더 어떻게 하라는 거예요?”


택시 기사 아저씨에게 소리를 질렀다. 막무가내로 화를 내는 그에게 더 이상 나도 사과하고 싶지 않았다.


친구들과 제주도에 놀러 갔다. 미리 봐둔 바닷가 근처 외딴곳에 있는 커피숍에 들렀다. 자동차 없이는 올 수 없는 곳이었다. 널찍한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차에서 내리려고 문을 여는 순간, 문 끝이 옆에 세워진 택시에 닿았다. 밖으로 나오자마자 기사분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안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조용히 택시의 창문이 내려왔다. 기사는 왁스를 발라 깔끔한 머리에 갈색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다.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는 중년 남자의 분위기가 풍겼다. 나는 다시 한번 머리를 숙여 죄송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돌아온 건 언짢은 표정과 날 선 꾸짖음이었다.


“아니, 이렇게 공간이 넓은데 왜 바로 옆에다 주차해?”

“아… 죄송합니다.”

“공간이 넓은데 왜 옆에다 주차하냐고!”


몇 번을 죄송하다고 말해도 그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옅게 선팅 된 창을 통해 우리 차의 내부를 슬쩍 살피던 그의 목소리엔 왜인지 자신감이 더해졌다. 아무리 죄송하다고 말해도 그의 언성은 높아지기만 했다. 더 이상 참고 싶지 않았다. 나 역시 곱지 않은 어투로 기사에게 소리쳤다.


“그러니까 죄송하다고요! 뭘 바라? 뭐 어쩌라고?”

“아니 이 아가씨가!”


그가 택시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차 밖으로 나온 그는 예상과 달리 키가 작았다. 7cm 굽의 샌들을 신은 내가 그를 내려다봤다. 나시를 입어 훤히 드러난 내 어깨는 그의 어깨보다 넓었다. 원래도 직각인 어깨가 3년 동안 해온 주짓수로 근육이 붙은 탓이었다. 싸울 기세로 나오던 그가 멈칫하는 게 느껴졌다. 선글라스 너머로 이리저리 눈동자가 움직이는 게 느껴졌다. 얕게 뛰던 내 심장이 차분해졌다. 친구들의 만류에도 기사한테 다가가며 계속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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