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더 잘 살고 싶은 마음이 나를 괴롭힐 때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마음으로 믿는 것 사이의 거리는 어떻게 해야 좁힐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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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를 맞아 집안 대청소를 시작했다. 창문을 열자 뜨거운 공기가 집안으로 단숨에 들어왔다. 이불 커버와 베갯잇을 꺼내 세탁기에 넣고, 러그와 발매트는 탈탈 털어 세탁기 앞에 두었다. 청소기로 방과 거실을 훑는 사이 금세 몸이 달아올랐다.
잠시 숨을 돌리고 여름 침구를 가지러 이층 방으로 올라갔다. 에어컨이 없는 이층은 아래층보다 훨씬 더 후끈했다. 이불과 베갯잇을 덮어둔 커다란 천을 걷었다. 이불은 바로 보였는데, 이불과 한 세트인 베갯잇이 보이지 않았다. 두꺼운 겨울 이불 사이사이를 비집어 베갯잇을 찾는 동안 팔과 목덜미에 땀이 맺혔다. 아래층을 청소하느라 몸이 지쳐 있었다.
그만 찾을까 하는 마음이 올라왔지만, 몸은 멈추지 않고 이불을 위에서부터 하나씩 걷어냈다. 이불과 한곳에 둔 기억이 뚜렷했기 때문이다. 한참 동안 이불 사이를 뒤지다 보니 찾고 있던 베갯잇이 눈에 들어왔다.
'역시~ 있을 줄 알았어!'
아무 베갯잇이나 꺼내려던 마음을 접을 수 있었던 건 선명한 기억 덕분이었다. 믿음은 보이지 않는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게 하는 힘이 있었다. 마침내 찾아낸 베갯잇을 손에 들고, 뿌듯한 마음으로 계단을 내려오며 생각했다.
'베갯잇이 있다는 확신처럼, 언젠가는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확신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베갯잇을 베개 솜에 끼우고 소파에 앉아 잠깐 숨을 돌렸다. 핸드폰을 켜고 습관처럼 인스타그램을 열었다. 알고리즘이 골라준 릴스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호텔 청소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이야기였다.
하버드의 한 심리학자가 호텔 객실 청소원 여든네 명을 두 그룹으로 나눴다고 했다. 한쪽에는 ‘청소 노동이 이미 보건당국이 권장하는 운동량을 충분히 채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고, 다른 쪽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두 그룹 모두 실제로 하는 일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런데 4주 뒤, 자신이 충분히 운동하고 있다고 알게 된 그룹에서만 체중과 혈압, 체지방률이 눈에 띄게 낮아졌다. 몸은 그대로였는데, 생각 하나가 바뀌자 몸이 반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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