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나를 미워하는 대신 이해하는 일
‘괜히 얘기하다 보면 감정만 나빠질 수 있을 것 같아서, 일부러 답변을 안 드렸어요~
근데 어제 또 톡을 주셔서… 얘기 안 하면 또 물어보실 것 같아 두서없이 막 써봤습니당~’
“일부러 답변을 안 준 거라고???”
그가 보낸 긴 톡의 마지막 내용에 뒷목이 뻣뻣해졌다.
스크롤을 올려 처음부터 다시 읽었다.
그가 보낸 톡에는 말끝마다 물결 표시가 있었다.
그러나 그가 쓴 내용은 어딘가 모르게 거슬렸다.
내가 한 질문은 간단했다.
‘세미나에서 결정된 건가요?’
세미나에서 얘기된 부분은 아니라고 시작한 글의 답변에는 내가 묻지 않는 내용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합의된 내용은 아니지만 자신이 설명한 방식이 아이들이 이해하기에 훨씬 좋다는 설명이었다.
그의 말이 맞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 학원은 통일된 방식으로 개념을 설명하고 있었다.
현재 방식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세미나를 거쳐 수정을 요청하는 게 규정이었다.
‘규정대로 수업하는 게 맞지요~
(중략)
하지만 전 선생님도 제가 수업한 내용에 대한 숙지가 당연히 되어 있을 거로 생각했었거든요….’
그의 문장을 곱씹을수록 ‘숙지’라는 단어와 ‘당연히’라는 단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의 말에 조목조목 반박하며 답장을 보냈다.
그가 그런 것처럼 나 역시 문장 끝마다 물결 표시를 넣었다.
일부러 답장을 안 했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감정이 상할까 봐 무시로 대응하는 태도에 대해 기분이 상했다고 썼다.
내려야 할 정거장이 다가와서 서둘러 엔터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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