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회로를 끄고 뇌의 흐름을 바꾸는 법
전 재산을 사기로 잃은 뒤, 나는 한동안 그 사건을 ‘내 인생의 파국’이라 믿었다. 어떻게든 복구하려 애썼고, 내가 얼마나 고생해 번 돈인지 떠올릴 때마다 이가 갈렸다.
게다가 사기를 당하고 매년 6~7월이 되면 고통이 더했다. 당시의 기억이 유독 심하게 떠올랐기 때문이다. 올해도 6월이 되기 전부터 긴장했다. ‘이번에는 또 얼마나 힘들까.’ 그런데 신기할 정도로, 아니 희한할 정도로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아무 일도 없이 6월이 지나갔다. 그게 너무 놀랍다.
작년 이맘때는 달랐다. 이유도 없이 수시로 신경이 곤두섰고, 사소한 것에 짜증이 폭발하고, 인간에 대한 적개심이 머리 꼭대기까지 차올랐다. 몸이 먼저 알고 있었다. 6월이라는 걸.
분노회로가 너무 오랫동안 활성화되면 피로해지고 결국에는 우울감이 찾아온다. 내가 그랬다. 2년간 미친 듯이 분노회로가 활성화됐고, 기진맥진 끝에 무기력과 우울이 덮쳤다. 작년 11월부터 극심한 무기력이 찾아오면서 6개월 넘게 의욕도, 에너지도 없이 숨만 쉬며 간신히 지냈다. 마치 몸과 마음이 모두 소진돼 재가 된 기분이었다.
그런 내가 한심하다는 듯 "그래도 힘을 내라"며 조언해 준 이가 있었다. 나는 속으로 웃고 말았다. 우울감이 뭔지, 무기력이 뭔지 도통 모르는 사람의 공허한 위로였다.
무력감이 얼마나 갈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도 나는 계속 글을 썼다.
그리고 새로운 것들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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