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푸닥거리 - 트라우마를 내 편으로 만들기
2002년 11월 14일, 한 여자가 스노클링을 하다 상어의 공격을 받았다.
상어는 순식간에 그녀의 팔과 어깨 등을 뜯어먹었고, 이제는 수면 아래 끌고 내려가 통째 잡아먹을 판이었다. 정신을 차린 그녀는 상어의 코를 때리고 간신히 놓여났다. 목숨을 건지긴 했지만 한쪽 팔이 다 뜯겨 겨우 매달려 있었고, 피를 너무 많이 흘려 생명이 위태로웠다. 불행 중 다행으로 동행한 친구들이 모두 의사, 간호사인 덕분에 그녀는 적절한 응급조치를 받고 극적으로 살아났다. 뜯긴 팔도 다시 봉합했다.
그녀는 물과 동물을 무척 사랑했지만, 그 충격으로 2년 동안 물에 들어가지 못했다. 상어 사진만 봐도 공포에 몸이 얼어붙을 정도였다.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다시 물속에 들어갔지만 작은 물고기에도 너무 놀라 엉엉 울었고, 먹은 걸 다 토하고 말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시도했고, 이제는 이전처럼 다시 수영도 하고 자신의 삶을 누린다.
바카라 <트라우마여, 안녕> (로렌스 곤잘레스)에 나오는 ‘미키 글렌’의 이야기다. 그녀는 수년이 걸려 자신이 죽을 뻔한 트라우마를 극복했고, 이전보다 더 강해졌다. 사고 당일을 생일처럼 챙길 만큼.
나는 그녀가 상어에게 물려 죽을 뻔한 일을 기념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그녀의 말이다.
“제게 중요한 사건이거든요. 2002년 사건 이후 저는 땅속에 묻혀 있을 수도 있었는데, 이렇게 매일 아침에 일어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정말 얼마나 운이 좋은 거냐고요!"
그녀는 그 특별한 날을 기념하려고, 그날이 되면 기분 좋은 일들을 마음껏 한다. 좋아하는 말도 타고, 마사지와 네일 케어도 받고, 멋지게 차려입고 외식하러 나간다. 아니, 자기가 죽을 뻔했던 사고 일을 기념일로 만들어 파티까지 한다니!
'만약 나라면 어떨까?
나도 내가 전 재산을 잃고 바닥에 추락했던 그날을, 기념일로 만들 수 있을까?
사기당한 날을 기념일로 만든다면 어떨까?'
그 미친 생각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았다.
물론 미키처럼 멋지게 차려입고 외식을 하거나 파티를 열 자신은 없다.
내게 그날은 여전히 떠올리기만 해도 울분이 차오르는 아픔이니까.
하지만 미키가 사건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기념'했듯,
나에게도 이 상처를 다루는 나만의 기념 방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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