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세상을 보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육안(肉眼)으로 맨눈을 통해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을 바라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심안(心眼)으로 사물의 표면 너머를 꿰뚫어 보는 통찰의 힘이다.
육안으로 본다는 것은 빛이 망막에 상으로 맺혀 시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되는 생물학적 과정이다. 시력이 있다면 누구라도 할 수 있다. 반면 심안으로 본다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본질을 미루어 짐작하거나,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상상하는 힘이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서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를 "어딘가에 우물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라며, "눈으로는 볼 수 없으니 마음으로 찾아야 한다"라고 말한 바로 그 눈이다.
육안으로 잘 보려면 시력이 좋아야 하지만, 심안으로 잘 보려면 시야(視野)가 넓어야 한다. 시야는 단순히 시력과 비례하지 않는다. 시력은 1.5로 좋아도 시야가 좁디좁은 사람이 있고, 시력은 완전히 잃었지만 누구보다 넓은 시야로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슬로베니아 태생의 사진가 에브겐 바브차르(Evgen Bavčar)처럼 말이다.
바브차르는 열두 살에 지뢰 폭발 사고로 두 눈의 시력을 모두 잃었다.
그러나 그는 절망하지 않고 카메라를 들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자신이 상상하고 느끼는 세상을 찍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내가 앞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세상의 아름다움을 모를 것이라 생각하지만,
나는 그들이 육안에 속아 보지 못하는 사물의 진짜 영혼을 본다."
그의 사진은 프랑스, 독일, 멕시코에서 전시됐다.
육안으로 볼 수 없어도 마음으로 세계를 볼 수 있다는 것을, 그는 몸소 증명했다.
(에브겐 바브차르의 사진을 볼 수 있는 곳 : www.evgenbavcar.com)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사기 사건을 겪고 나서 세상을 보는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전처럼 있는 그대로 보고 듣고 믿지 않게 됐다.
누구의 말도 그대로 믿지 않고, 무엇을 봐도 거리를 두고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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