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성인 ADHD가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by어느 번역가

나는 클로드 플랜을 오간다. 프로($20)로 충분할 때가 있고, 맥스($100)로 올려야만 작업이 되는 때가 있다. 웹사이트 기획 단계는 프로로 했다. 내용을 구성하고, 섹션을 정하고, 카피를 다듬는 일. 그 단계에서는 지극히 나답다.


문제는 맥스로 올리고 나서다.


코워크에게 지시서를 넘겼다. 작업 시간은 5~10분 정도 걸릴 것이다. 그 사이에 트레드밀을 하자 싶어 운동화를 신었다.


걷기 시작하자마자 생각이 올라왔다. '이거 놓쳤네.' '이렇게 풀면 되겠는데.' '이것도 추가해야 하는데.' 잊지 않으려고 머릿속에서 계속 되뇌다가, 잠깐 내려서 나한테 카톡 메모를 보내다가, 다시 올라가서 걷다가, 또 내려서 클로드에 프롬프트를 넣다가. 어느 순간 트레드밀로 돌아가는 것을 잊었다. 운동화를 신은 채 한두 시간을 노트북 앞에 앉아 있었다.


코워크가 돌아가는 동안 에어팟을 꽂았다. 팟캐스트를 틀었다. 몇 시간이 지났다. 뭘 듣고 있는지도 모른 채 귀에서 왕왕 대는 소리는 계속 나고, 작업하고, 트레드밀 올라가고, 생각하고, 기록하고, 또 내려오고를 반복하는 총체적 난국이 몇 시간째 펼쳐졌다. 낮에 시작했는데 목표한 트레드밀 시간을 겨우 채우고 나니 밤 9시였다.


밥도 먹어야 하고, 강아지 산바카라도 시켜야 하고, 운동도 끝까지 해야 하는데. 코워크에 지시서를 넘기는 순간, 그 모든 것이 블랙홀 저 너머 이야기가 된다.


이런 식으로 계속 작업하면 정말 ADHD가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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