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이 떠났다.
마지막 날은 조용했다.
점심에 같이 나가서 밥을 먹었다. 팀장. 서영. 차장. 팀원 두 명. 팀장은 냉면을 시켰다. 평소에도 늘 그랬듯이.
아무도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았다. 서영도 하지 않았다. 하고 싶은 말은 많았다. 어디로 가시는 건지. 왜 가시는 건지. 우리는 어떻게 하면 되는 건지.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이 사람한테는 항상 그랬다. 중요한 말일수록 입이 움직이지 않았다.
팀장은 냉면을 다 먹고 국물을 마셨다.
"잘 먹었다."
그리고 계산했다. 끝.
조용한 건 마지막 날뿐이었다.
며칠 전이 떠올랐다. 서영이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온 일에서, 자기가 빠져 있던 걸 알았을 때. 킥오프 참석자 명단에 이름이 없었다.
서영은 길게 메시지를 썼다. 끝에 한 줄을 붙였다.
"팀장님 미워요."
답이 왔다.
"아 빵터졌네. 잠깐 나와보세요."
서영은 바로 받아쳤다.
"싫어요."
나가지 않았다. 나가면 또 다른 얘기를 할 게 뻔했으니까... 설명은 안 하고.
그리고 그 사람이 떠난 다음 주, 서영은 그렇게는 못 보낸다고 생각했다. 절대로.
그래서 몰아쳤다. 왜 말 안 했냐고. 왜 뺐냐고. 왜 그랬냐고. 미워요. 흥입니다. 할 말을 다 뱉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분노 반 작별 인사 반이었다.
신기하게도 아니 당연하게도 조직은 무너지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무너질 시간조차 없었다.
출시는 다가오고 있었고. 데이터는 여전히 엉켜 있었고. 누군가는 결정해야 했다. 누군가는 앞으로 가야 했다.
월요일 아침. 서영은 모니터를 켰다. 메일함. 메신저. 지라. 회의록. 확인해야 할 것들이 끝도 없이 쌓여 있었다. 예전 같으면 숨이 막혔을 것이다. 누가 바카라임자인지. 누가 결정하는지. 머릿속에서 조직도를 그리느라 하루를 보냈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했다.
"그래서?"
서영이 혼잣말을 했다.
"그 다음은?"
팀장이 자주 하던 말이었다. 언제부터 자기 입에서 나오게 됐는지 몰랐다.
회의가 있었다. 팀장 없는 첫 번째 회의였다. 의자가 하나 비어 있었다. 창가 쪽. 아무도 거기 앉지 않았다.
안건이 넘어갔다. 몇 달째 해결되지 않던 이슈가 또 나왔다. 외부 벤더와의 데이터 연동. 담당이 바뀌면서 아무도 전체 그림을 모르는 상태. 누군가 정리해야 하는데 아무도 손대지 않은 것.
회의실 공기가 무거워졌다. 다들 서로를 쳐다봤다. 누가 가져갈지. 누가 바카라임질지.
서영은 알았다. 이 순간을. 몇 초의 침묵. 그리고 누군가가 서영 쪽을 봤다.
"서영님이 해주시면..."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