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고 싶은.
"그 년이 또 그냥 갔어. 나쁜 년이야. 아주.
너 알지? 나는 그냥 개잖아. 주인이 잘해주면 헤헤거리는 주인바라기잖아.
나한테 뭐라는 줄 알아? 차라리 바람을 피우래. 어디 가서 하고 오래.
정말 나쁜 년이야.
나, 장모님한테도 말했어. 우리 갈라설 수도 있다고."
한 달 만에 전화였다.
아내와 아이들은 LA에, 상원은 서울에 산다.
흔히 말하는 기러기 아빠.
일 년에 두 번, 아내와 아이들이 한국에 들어올 때마다 기대하고 긴장한다. 그리고 그 기간 동안은 나에게 연락하지 않는다. 내가 먼저 연락하는 법은...없다.
그의 가족들이 한국에 없을 때는 꽤 자주 나를 찾아와 수다를 떨고, 점심을 사고 데이트 아닌 데이트를 한다.
가족들과 함께 있는 시간 동안은 그에게 나는 임시 휴업 상태가 된다.
운전 중에 전화를 한 상원은 분에 찬 소리로 떠들어 댄다.
상원은 실컷 혼자 떠들다가 정신을 차리는 특징이 있다.
“미안. 내가 왜 자꾸 너한테 이런 얘기를 하냐? 다짜고짜 놀랬지?”
“오늘 갔어?”
“응, 지금 공항에 데려다주고 집으로 가는 길이야. 너 어디야?”
“나, 작업실.”
오복만두집. 30년이 넘은 그의 단골집이다.
상원의 단골집이 내 작업실 근처에 있고,
만두를 좋아하는 우리는 자주 그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면서 수다를 떤다.
새벽부터 공항에 가족들을 배웅하느라,
아내에 대한 불만을 참아내느라 허기가 졌는지 허겁지겁 만두를 입에 넣는다.
“아직 더 끓여야 돼.”
“괜찮아. 어차피 만두는 익어서 나와.”
“그건 그렇지.”
“너는 괜찮아? 괜히 나 때문에 일에 방해된 건 아냐?”
“... 그냥 너 얘기만 해 오늘은.”
그 말에 미소를 짓고 안심하는 표정을 짓는다.
우리는 만두전골을 싹 비우고 식당을 나왔다.
식당 주차장에 차를 둔 채, 커피를 한잔씩 들고 한강공원을 향해 걷는다.
자연스러운 순서다.
“내가 정말 별로래. 내가 잘 못해서 하기가 싫대. 솔직히 나도!
나도 뭐 지가 잘해서 하자고 하는 줄 알아?! 부부잖아. 지나 나나!
내가 잘못된 거야?”
“다른 걸로 풀어. 나도 나이 드니까 점점 하고 싶은 생각이 사라져.
몸에 대해 자신감이 없어지고... 지윤이도 그럴 거야.”
“내가 딱히 정말 침대만 말하는 게 아니야.
그냥 손잡고 기대고 좋은 얘기하고 같이 웃고 싶어. 그게 나빠?”
“이런 마음을 얘기해 봤어?”
“했지, 맨날 하지. 내가 바라는 게 꼭 잠자리가 아니다. 왜 나를 멀리하고 버러지 취급하냐?”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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