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고 싶은.
때리고 싶었다.
더 솔직하게는 죽이고 싶었다.
귓방망이를 때린다는 것, 원망을 담아 가슴을 힘껏 내리치고 싶다.
잠든 그의 얼굴 위로 베개를 들어 숨을 멈추게 하고 싶다.
그런 생각도 잠시.
내가 남편의 불륜을 알게 된 이후 그는 침실에 들어오지 않았다.
거실에서 잠든 남편에게 이불을 덮어 주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면 용서를 해줄 생각이었다.
바람을 펴도 내가 핀다.라는 게 솔직한 내 마음이었다.
그게 허세였는지 뭔지 모르겠지만, 그 마음에는 제발 바람은 피우지 마라. 는 간절함이 담겨있었다.
도박, 술... 다 좋은데 바람은 피우지 마.
아버지의 불륜으로 늘 괴로워하던 엄마를 보고 자랐기에
남편에게 그것만은 제발 하지 말아 달라고 순진한 약속을 애원했었다.
게다가 여자가 많은 사람으로 온라인 게임 내에서 나름 유명했던 그의 이력을 알고 한 결혼이었기에,
선배 상사가 나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험담을 한다는 걸 알았기에
제발, 그런 일만은 없기를 바랐다.
내 선택을 후회하지 않도록. 부탁하고 또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그는 태연하고 자연스럽게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그것도 회사 동료와 나보다 나이가 많은 이혼녀와 연애질을 했다.
“머리 예쁘게 깎고 와. 사랑해.”
그 여자의 문자메시지는 연애시절 우리가 했듯이 반짝이고 말랑했다.
그 여자는 내 남편을 분명 사랑하고 있었다.
발신자는 최무진 차장. 남자이름으로 저장해 놓은 그 여자, 양소미였다.
왜 남편의 핸드폰을 보냐고. 그걸 보지 말라고. 그게 문제라고들 하지만.
불륜의 현장을 본 후에는 작은 행동하나도 의심하게 된다.
심지어 핸드폰을 식탁에 올려두고 화장실로 향한 사이 들어오는 문자메시지는
억지로 보려고 하지 않아도 보인다.
상원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상상이 안돼. 때렸다고? 네가?”
“내가 욱해서 뒤집힐 때가 있었어. 지금은 고쳤지만.”
“미안하다고 했어? 충분히 사과했어?”
“나는 한다고 했어. 정말 미안하다고... 그날 이후 방을 따로 써.”
“그랬구나... 그 기억은 평생 갈 거야."
상원은 한강을 바라보고 입을 다물었지만, 선선한 바람에도 땀이 삐죽 났다.
“미안해서 어떻게 살아. 쪽팔려서 내가 니 얼굴을 어떻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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