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랑하니?

어? 한 번도 사랑해 본 적이 없네.

byChanghee

솔직히 말할게.

나 오십 평생, 진짜로 사랑한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다.


그동안 만나왔던 수많은 녀석들은?

좋았지. 좋아했지. 사랑한다고도 했지.

그런데 그때뿐이었다.

미치도록 보고 싶은 게 사랑이라면, 그런 사람도 한두 명쯤은 있었다.

그런데 만나고 나면 이상하게 마음이 꺼졌다.

촛불이 바람에 휙 꺼지듯이.

더 이상한 건, 그 사람을 만나고 있으면서도 계속 그 사람이 보고 싶었어.

뭔가 이미 변하고 있었던 거겠지.


하필이면 그런 촉은 또 빨랐다.

꺼져가는 초의 냄새를 기가 막히게 맡았다.

그러면 나는 기다리지 않았다.

내가 먼저 훅, 하고 불을 꺼버렸어.

불을 끄지. 보통 사랑을 할 때에는.

억지로 야한 상상으로 유도하지 마.


그런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도대체 사랑이 뭘까.

심장을 떼어줄 수 있는 것?

나는 이미 장기기증을 신청해 놓았다.

신체 일부쯤은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줄 수 있다.

그건 인류애나 박애정신이라고 부르겠지.

그렇다면 보고 싶어서 눈이 멀고 식음을 전폐하는 것?

나도 보고 싶어서 정말 죽을 것 같았던 적이 있다.

그런데 배가 고팠다.

맛있는 걸 먹었다.

그러자 그리움이 조금 옅어졌다.

그게 무슨 사랑인가 싶었다.


그렇다면 희생?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걸 포기하는 것?


돌이켜보면 나는 누군가를 위해 크게 희생했다는 기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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