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넘어 신화를 사유하는 놀란 감독

영화 '오디세이' 리뷰

byJ Hyun

오랫동안 염원하던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둘 다 거머쥐며 영화인으로서 모든 것을 다 이룬 할리우드 거장 크리스토퍼 놀란. '오펜하이머'로 화룡점정을 찍은 그는 신작 '오디세이'를 선보이며 이제 영화를 넘어 신화까지 사유하려 한다. 크리스토퍼 놀란 작품답게 이번에도, 가히 압도적인 스케일로 2026년에 고대 그리스 대서사시를 완벽하게 재현했다.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오디세이아'를 영화화한 '오디세이'의 큰 줄기는 트로이 전쟁의 영웅 오디세우스(맷 데이먼)가 고국 이타카로 돌아가는 여정이며, 그가 20년 동안 부재한 이타카에선 왕비 페넬로페(앤 해서웨이)와 아들 텔레마코스(톰 홀랜드)가 빈 왕좌를 노리는 구혼자들과 불편한 동거를 이어간다.


때마침 텔레마코스는 이웃국가 스파르타의 왕이자 오디세우스와 함께 트로이 전쟁에 참전한 메넬라오스(존 번탈)의 귀환 소식을 전해 듣고 아버지의 소문을 쫓아 스파르타로 향한다. 그 시각 오디세우스는 바다의 여신 칼립소(샤를리즈 테론)의 섬에서 망각한 기억을 되짚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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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오디세이아'를 알든 모르든 '오디세이'는 관객을 사로잡는다. 폴리페모스(빌 어윈)부터 라이스트리고네스, 키르케(사만사 모턴), 세이렌을 지나 스킬라·카리브디스 등을 통과하는 오디세우스의 모험에 매료되는 이들도 있고, 오디세우스의 목마가 트로이 성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감탄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또 고향으로 돌아온 오디세우스가 벌이는 복수에 쾌감을 느낄 수도 있고, 텔레마코스의 성장과 페넬로페의 설움에 동화될 수도 있다. 그리고 원작과 완전히 뒤바뀐 결말을 두고 영화가 끝난 뒤 토론할 수도 있다.


회상 형태로 전개되는 줄거리는 '오디세이아'의 익숙한 틀을 기반으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오랫동안 그려왔던 자신만의 스타일이 뚝뚝 묻어난다. 그는 줄곧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통해 귀향하려는 사람들, 성공으로서 실패이자 실패로서 성공, 자기 신화의 완성과 동시에 시작된 파국, 그리고 시간과 기억을 다뤘고, 이것들을 비선형 플롯에 담아왔다. '오디세이' 또한 비선형 플롯으로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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