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에 맞서는 묵직한 펜의 이야기

영화 '암살자(들)' 리뷰

byJ Hyun

"펜은 칼보다 강하다."


19세기 영국 극작가 에드워드 불워리턴이 희곡 '리슐리외'를 통해 최초로 사용한 뒤, 오늘날 명언으로 이어져 오고 있는 표현이다. 무력이 언론을 막을 수 없으며, 언론의 영향력이 더욱 강하다는 뜻을 나타낼 때 주로 사용된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개봉한 '암살자(들)'은 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걸 제대로 보여주는 영화다. 사건의 진실을 파고드는 장르적 쾌감은 선명하고, 그 너머에 남는 질문은 묵직하다.


영화는 사건 발생 9일 전 누군가가 김포국제공항으로 입국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경축식 전 국민이 지켜보는 생중계 현장에서 영부인이 저격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다. 현장 경호를 담당했던 중앙서 형사 철구(유해진)는 사건이 벌어지기 전 용의자 문태광(박정민)을 마주하지만, 오히려 일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경호계장(엄태구)에게 폭행을 당하고 용의자는 유유히 식장에 들어간다.


대통령 연설 도중 총을 들고 돌진한 문태광으로 인해 순식간에 식장은 아수라장이 되고, 이는 고스란히 텔레비전 생중계로도 전달된다. 검열과 신경전을 벌이던 동성일보 슬롯부 부장 재환(박해일)은 생중계로 접하게 되고, 현장 취재 나가 있던 막내 기자 영일(이민호)을 통해 영부인과 여고생 승화(최유리)가 숨진 사실 또한 알게 된다.


당국은 불과 몇 시간 만에 범인이 조총련에 가담한 재일교포 문태광이라고 발표한다. 재환은 지나치게 짜여 있는 듯한 당국의 브리핑과 뭔가를 숨기는 듯한 분위기에서 이상함을 감지한다. 철구는 경호 미비에 대한 바카라임의 화살을 온전히 자신과 동료들에게 향하는 것에 분노하며 사건에 파고든다. 그는 사건 현장에서 총 6발의 총성이 울렸으나 발견된 탄환은 단 4개뿐이며, 문태광이 범행 전 어떤 남자와 동행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철구는 자신이 수사한 정보를 재환과 공유한다.


좀처럼 이해되지 않는 정황과 증거들은 하나의 메시지로 귀결된다. '총격 사건은 북을 추종하는 재일교포 청년의 단독 소행이 아니다'라는 것. 문태광과 함께 있던 남자는 누구이며, 정말 사건은 문태광 혼자 계획하고 실행한 것일까. 그리고 진실을 쫓는 이들을 집요하게 가로막고 방해하는 세력은 대체 누구일까.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J Hyun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변변치 않지만 글로 밥벌이했고 앞으로도 밥벌이하는 사람입니다.

256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4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20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