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질문: 모든 일을 목표에 연결했는데, 새로운 건 하나도 안 생긴다?
3-1 목표의 위계 — 북극성에서 할 일까지 보론. 사슬 없는 일 — 미래는 위계 밖에서 태어난다
핵심 질문: 모든 일을 목표에 연결했는데, 새로운 건 하나도 안 생긴다?
은수의 OKR 보드는 아름다웠습니다. 북극성에서 분기 목표로, 목표에서 핵심 결과로, 핵심 결과에서 이번 주 할 일로—모든 카드가 위로 깔끔하게 연결돼 있었죠. 원글의 "할 일에 사슬 걸기"를 그대로 한 결과였습니다. 사슬 없는 일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상적인 상태였어요.
그러던 어느 날, 신입 지우가 쭈뼛쭈뼛 뭔가를 보여줬습니다. 주말에 짬짬이 만든 작은 내부 도구였습니다. 로그를 자동으로 훑어 이상 패턴을 알려주는, 거칠지만 묘하게 쓸모 있어 보이는 것이었죠.
"이거… 혹시 쓸 데가 있을까 해서요."
은수의 입에서 학습된 대답이 나오려 했습니다. "지우 님, 이게 이번 분기 KR이랑 연결이 안 되네요. 사슬이 없으니 일단 후순위로…" 원글이 가르친 그대로였습니다.
"사슬 없는 일이 30% 이상이면 재검토." 지우의 도구는 어떤 KR에도 안 걸렸으니까요.
그런데 은수는 그 말을 삼켰습니다.
지우의 도구가 아직 위가 없을 뿐, 쓸모없는 게 아니라는 직감이 들었거든요.
이 보론은 그 삼킨 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 목표의 위계는 모든 일이 위로 연결되길 요구한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일은 종종 아직 위가 없는 일이고, 위계는 바로 그걸 가장 먼저 잘라낸다.
사슬은 이미 존재하는 목표에만 걸 수 있습니다. 이건 위계의 사소한 흠이 아니라 구조적 성질입니다. 할 일을 KR에 연결하려면 그 KR이 먼저 있어야 하고, 그 KR은 분기 초에 우리가 이미 중요하다고 안 것에서 나왔죠. 즉 사슬은 뒤를 보고 걸립니다. 과거에 세운 목표를 향해서요.
그래서 위계는 한 가지를 구조적으로 담지 못합니다. 아직 언어화되지 않은 방향을 향하는 일. 지우의 도구가 정확히 그것이었습니다. 다음 분기의 북극성이 될지도 모르지만, 이번 분기의 KR에는 부모가 없는 고아.
원글의 규칙—"사슬 없으면 재검토, 30% 넘으면 심각하게 재검토"—을 곧이곧대로 적용하면, 새로운 방향을 만드는 일을 정의상 가장 먼저 잘라내게 됩니다. 정렬이 잘 될수록 더 심해지죠. 깔끔한 트리일수록 고아가 들어설 틈이 없으니까요.
이건 March가 말한 활용(exploit)과 탐색(explore)의 포트폴리오 버전입니다. OKR은 활용—아는 방향의 실행—을 정렬합니다. 그런데 탐색—모르는 방향의 발견—은 본질상 KR이 없어요. 측정 가능한 결과를 미리 알면 그건 이미 탐색이 아니니까요.
Christensen의 혁신가의 딜레마도 같은 경고입니다. 잘 굴러가는(=잘 정렬된) 조직일수록, 현재의 지표에 안 잡히는 일을 합리적으로 거부합니다. 그리고 바로 그 거부가 미래를 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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