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질문: 목표를 꼬박꼬박 실행했는데도 성과가 안나온다?
3-2 되기를 하기로—동사적 목표 만들기 보론. 했다와 옳다 사이 — 과정 목표를 신뢰로 바꾸는 법
핵심 질문: 동사적 목표를 꼬박꼬박 실행했는데도 성과가 안 나오면, 그건 누구의 바카라임인가?
원글은 "되기"를 "하기"로 번역하는 법을 알려줬습니다. 혼자 바카라상 앞에 앉아 있을 때는 거의 완벽한 처방입니다. 그런데 그 "하기"를 들고 사람들 사이로—함께 일하는 자리로—나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추상적으로 따지기 전에, 한 사람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반년 차 PM 은수. 가상의 인물이지만, 아마 당신 주변에도 한 명쯤 있을 겁니다.
석 달 전, 은수의 목표는 "좋은 PM이 되겠다"였습니다. 은수는 원글의 4단계를 그대로 따라 그 모호한 상태를 행동으로 번역했죠. "팀이 만든 제품이 유저 문제를 해결하도록 이끄는 PM"으로 정체성을 구체화하고, 그런 PM이 하는 행동을 찾고, 측정 가능하게 바꾸고, 실행 의도로 만들었습니다. 결과는 이랬습니다.
격주 1회 유저 인터뷰를 진행한다.
(매주 수요일 오전 9시, 다음 인터뷰 후보를 선정하고 일정을 잡는다.)
완벽해 보였습니다. 통제 가능하고,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하고, 기한이 있고, if-then까지 박혀 있었으니까요. 은수는 수요일 아침마다 캘린더를 열었고, 한 번도 거르지 않았습니다. 분기가 끝났을 때 인터뷰 6건이 깔끔하게 쌓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분기 리뷰에서 팀장이 물었습니다.
"그래서, 뭐가 좋아졌어요?"
은수는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인터뷰는 했습니다. 6번이나. 그런데 리텐션은 그대로였고, 제품은 분기 시작과 똑같았습니다. 체크박스는 다 채워졌는데, 정작 "그래서?"에는 입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 보론은 은수가 그날 이후 1년에 걸쳐 알아낸 것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결론을 먼저 말하면 이렇습니다 — 동사적 목표는 "했다"를 증명하지만 "옳았다"를 증명하지 못한다. 그 간극을 메우는 것은 더 좋은 목표가 아니라 신뢰입니다.
은수가 처음 부딪힌 벽은, 자기 목표가 너무 잘 작동했다는 역설이었습니다.
원글이 인용한 그 강력한 숫자—과정 목표가 성과 목표보다 15배 효과적이라는 메타분석(d=1.36 vs d=0.09)—은 사실입니다. 다만 그 연구들이 대부분 인과가 이미 검증된 영역에서 나왔다는 게 함정이었죠.
운동선수의 "주 4회 스프린트"는 통합니다. 스프린트가 기록을 만든다는 게 과학으로 입증돼 있으니까요. 그래서 그 선수에게 스프린트 횟수는 성취입니다.
그런데 은수의 "격주 1회 인터뷰"는 달랐습니다. 인터뷰가 더 나은 제품을 만든다는 인과는, 적어도 은수의 상황에서는 입증된 적이 없었습니다. 그냥 좋은 PM들이 그러더라는 관찰을 따라한 것뿐이었죠. 은수의 과정 목표는 성취가 아니라 베팅이었습니다. 그런데 은수는—원글이 그랬듯이—그걸 성취처럼 다뤘습니다.
여기서 묘한 일이 벌어집니다. 반년 전 "좋은 PM이 되겠다"가 실패할 수 없어서 안전했던 것처럼, "인터뷰 6회 완료"도 실패할 수 없습니다. 했으니까요. 인터뷰가 헛다리였든 핵심을 찔렀든, 체크박스는 똑같이 채워집니다. 모호함이 주던 안전감이, 성실함이 주는 안전감으로 옷만 갈아입은 것입니다.
은수는 나중에 이걸 "성실함의 감옥"이라고 불렀습니다. 매일 부지런히 무언가를 했고 약속을 어긴 적도 없는데, 정작 "그게 의미가 있었나"라는 질문 앞에서는 반년 전과 똑같이 막막했으니까요. 부지런함이 그 질문을 가려주고 있었던 겁니다.
팀장은 은수를 다그치지 않았습니다. 화이트보드에 세 줄을 그었을 뿐입니다.
성과 리텐션 (← 통제 못 함, 한참 뒤에 나옴)
? ??? (← 여기가 비어 있네요)
행동 인터뷰 (← 통제함, 지금 당장 함)
"은수 님 목표는 맨 위랑 맨 아래만 있어요. 가운데가 없죠."
가운데 칸의 이름은 선행지표(leading indicator)입니다. 성과보다 먼저 움직이고, 내가 부분적으로는 통제할 수 있는 신호. 인터뷰(행동)와 리텐션(성과)을 잇는 다리죠. 은수의 인터뷰는 이 다리 없이 허공에 떠 있었습니다. 그래서 6번을 해도 리텐션과 연결되는 선이 없었던 겁니다.
은수는 목표를 이렇게 고쳤습니다.
(전) 격주 1회 유저 인터뷰를 진행한다.
(후) 이번 분기 안에, 인터뷰를 통해 '온보딩 3일차 이탈'의 반복되는 사유를 3건 이상 특정한다.
못 하면 인터뷰 방식을 바꾼다.
차이가 보이시나요? '후'에는 인터뷰가 무엇을 향한 행동인지가 박혀 있습니다. 그리고 "못 하면 바꾼다"는 실패 조건이 생겼습니다. 비로소 인터뷰가 허공이 아니라 다리 위에 놓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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