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믿어줬는데

핵심 질문: 선한 의도를 먼저 베풀어야 하는 쪽은, 정말 누구인가?

byJamin

4-1 상대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보론. 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믿어줬는데 — 위에서 아래로는 작동하지 않는 가정

핵심 질문: 선한 의도를 먼저 베풀어야 하는 쪽은, 정말 누구인가?


원글의 그 장면을 기억하실 겁니다. 슬랙 메시지를 보냈는데 세 시간째 답이 없습니다. "무시당했나?"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올 때, 원글은 이렇게 처방했습니다. "상대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가정하라." 근본적 귀인 오류를 피하고, 확증 편향의 함정에서 벗어나라고.


신입 지우도 그 글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정확히 그대로 실천했습니다.


매니저 은수에게 보낸 리뷰 요청 메시지가 이틀째 잠겨 있을 때, 지우는 생각했습니다. "은수님이 바쁘신가 보다. 리더는 원래 처리할 일이 많으니까." 시니어 도현이 지우의 질문에 단답형으로 "네, 그렇게 하세요"라고만 답했을 때도, 지우는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코드 리뷰가 꼼꼼해서 오래 걸리시나 보다. 짧은 답장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 지우는 원글이 시킨 대로, 매번 상대에게 최선의 의도를 먼저 선물했습니다.


그런데 반대 방향으로 가면 이야기가 끊깁니다.


지난주, 지우가 애매한 코드를 하나 올렸습니다. 엣지 케이스 하나를 놓친, 신입이라면 흔히 하는 실수였습니다. 도현의 반응은 빨랐습니다. "이런 건 기본 아닌가요." 은수도 그 자리에서 한마디를 보탰습니다. "지우가 아직 이 프로젝트 감을 못 잡은 것 같은데요." 지우가 질문을 하루 늦게 올렸을 때는 "센스가 부족하다"는 평가로 이어졌습니다. 아무도 지우에게 "바쁜 신입이라 그럴 수도 있겠다"거나 "아직 파악 중이라 그럴 수 있겠다"는 말을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지우는 위로 선한 의도를 성실하게 쏘아 올렸지만, 그 의도는 아래로 반사되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선한 의도 추정은 개인의 마인드셋 문제이기 이전에, 권력이 만드는 비대칭 구조의 문제다. 아래에서 위로 선한 의도를 가정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고 위험이 낮지만, 위에서 아래로 선한 의도를 가정하는 것은 의식적 노력 없이는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다.


왜 화살은 한쪽으로만 잘 날아가는가 — 권력과 귀인의 비대칭


원글이 인용한 근본적 귀인 오류(Ross, 1977)는 "누구나 상대의 행동을 상황이 아니라 성격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경향의 크기는 관찰자의 권력에 따라 달라집니다.


Georgesen과 Harris(1998)의 메타분석은 권력을 가진 평가자가 권력이 낮은 피평가자를 평가할 때 더 가혹한 귀인을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상급자는 하급자의 실수를 "상황" 탓으로 돌릴 유인이 적습니다. 이미 위계상 우위에 있는 사람에게는, 상대의 실패를 "그 사람 능력 문제"로 설명하는 것이 인지적으로도 슬롯적으로도 더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근본적 귀인 오류가 권력을 만나면 증폭됩니다. 지우가 겪은 것이 바로 이 현상입니다. 도현과 은수는 지우의 실수 앞에서 "무슨 사정이 있었을까"를 묻지 않고 곧장 "역량 부족"으로 건너뛰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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