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는 30대인데도 불구하고 차는커녕 자동차 면허도 없었다. 박하는 그의 그런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녀는 섬세하고 예민한 반면, 그는 둔감했다. 여자에게 칭찬이라고는 도무지 할 줄도 모르고, 눈치가 심하게 없는 남자였다.
“나한테 뭐 할 말 없어?”
꽃놀이 가기 위해 그들이 만났을 때, 박하가 은마에게 물었다.
“나 화장도 하고, 머리에 웨이브도 넣고, 치마까지 차려입었는데…….”
“아, 예쁘네요.”
“휴, 말을 말자…….”
박하는 은마가 손톱만 한 사탕을 건넨 날부터 그의 마음을 의심하던 중이었다.
“사탕 드세요.”
“응? 뭐예요?”
“오늘 화이트데이잖아요. 여동생 주려고 사면서, 누나 몫도 하나 더 샀어요. 별 뜻은 없어요.”
그의 마음을 그녀는 이미 간파했으나, 받아줄 의향이 전혀 없었다.
‘그날 같이 있고 싶어요.’
은마에게 온 문자를 보고, 박하는 고민에 빠졌다.
‘아, 부담스러워. 당분간 남자 좀 쉬자. 연애는 정신 건강에 해로워!’
박하가 생각하기에 은마와 연인이 아닌 그저 운동을 함께 다니는 친구로 지내는 편이 서로에게 더 이로울 듯싶었다. 박하는 은마에게 별 매력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그간 지켜본 은마는 조용하고, 말수가 적고, 심지어 눈치마저 없었기에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역부족이었다. 박하는 대화가 잘 통하는 유쾌하고도 매력적인 상대를 원했으나, 마음에 드는 이를 만나기란 하늘의 별따기였다.
목요일 오전, 그들은 동호인 M과 함께 셋이서 한적한 숲길을 산바카라했다.
“길이 있는지 살펴보고 올게요!”
은마가 멀어졌다. 박하는 생각했다.
‘길이 없네. 돌아가야 하나? 시외라서 그런지 산바카라로가 엉망이잖아.’
뒤늦게 온 동호인 M이 그녀에게 물었다.
“은마 씨는 어디 갔어요?”
“먼저 가보고, 다시 돌아오겠대요.”
“그 친구, 박하 씨 좋아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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