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계

by슈히

그날 밤, 스카가 박하에게 들려준 친구 누나와의 사연은 그녀에게 충격을 안겼다.

“원래 그 누나랑 서로 호감이 있었어?”

따뜻한 차를 홀짝이며, 박하가 스카에게 질문했다.

“아니요, 전혀요.”

스카가 부인했다.

“그럼, 그 누나가 일방적으로 널 좋아했던 거야?”

“글쎄요? 그건 모르겠어요.”

박하의 복잡한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스카는 무덤덤했다. 그는 친구의 누나와 학교 체육관에서, 논두렁에서 만나 서로의 육체를 탐했다. 스카에게는 모두 처음 겪는 신선한 경험이었다. 연상녀가 이끄는 대로 따랐고, 그들의 관계는 꽤 지속됐다.

스카는 이 관계를 발설하지 않았고, 알릴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 둘만의 비밀이 있다는 것은 청소년기인 그에게 짜릿함을 선사했다. 인적이 드문 버려진 폐가에서 두 청춘은 해 질 녘 하늘을 바라보며 엉켜있었다. 스카는 여자에게 팔베개를 해주었고, 그녀는 눈을 감고 나지막이 읊조렸다.

“스카.”

“응.”

“무슨 생각해?”

“누나 생각.”

그러던 중, 친구네 가족이 멀리 이사를 가면서 그녀와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겼다고 했다. 박하는 만감이 교차했다.

‘좋아하지도 않는 이성과 연인처럼 지내다니, 그건 그저 본능에 따른 것뿐.’

스카는 박하의 자취방에 오래 머물지 않았고, 곧 자리를 떴다.

“조심히 가.”

홀로 남겨진 박하는 복잡한 심정이었다.

‘스카에게 난 대체 뭐지? 그러고 보니, 그에게 아직 ‘좋아한다’는 말을 못 들었어. 서로에 대해 잘 모르긴 하지.’

그렇게 의문은 꼬리를 물었다. 박하는 궁리했다.

‘내가 스카를 ‘조건이 괜찮은 남자’로 생각하듯이, 그도 나를 나름의 기준으로 바라보겠지. 그는 단순히 외로워서 나를 만나는 걸까?‘

스카에 대한 호기심과 호감은 순식간에 의심과 불안으로 탈바꿈했다.

다음날, 박하와 은마는 갈래길 6구간의 꽃봉을 등산했다.

“준비 운동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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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등산 안 좋아하는데요?>(2021) SUPER HERO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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