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붉은 맷돌을 돌리고 있다.
지상의 모든 응달이
가루로 빻아지는 시간.
그늘 끝을 겨우 밟고 서서
너는 혀를 빼문 개처럼
질문 하나를 바닥에 뱉는다.
― 덥냐?
말은 공중에 닿기도 전에
달아오른 시멘트 위에서
수증기처럼 흩어지고,
나는 타들어 간 입술을 겨우 움직여
그 재를 받아먹는다.
― 나도 덥다.
서로의 붉은 신음이
공중에서 맞부딪칠 때,
우리는 단지
같은 불길을 받아내는
두 개의 피뢰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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