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를 짓누르던 소나기가 멎자
세상의 모든 균열이 일시에 벌어진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매미는 제 몸통이라는 작은 음복(音腹)을 찢어
날카로운 쇳소리를 벼려 낸다.
몇 해의 흙을 버텨낸 몸만이
허공에 새기는 저 도도한 궤적.
소리가 한 자루 송곳이 되어
내 굳게 막힌 가슴을 파고들 때,
오래 고인 침묵이
입안 가득 비린 소리로 솟구쳐 오른다.
아무도 되받아치지 않는 허공일지라도
내 안의 모든 빗장을 풀어헤치고,
나 또한 하나의 거대한 울음이 되어
세상의 껍질에 금이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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