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내내 껍질을 다 벗어던지고
무방비의 맨몸으로 서 있더니
모두가 그늘을 찾아 숨는 폭염의 한복판,
달아오른 몸통 깊은 곳에서 뜨거운 피가 솟아
붉은 꽃송이들을 툭, 툭, 터뜨리는가.
그늘 한 점 내어주지 못하는 짧은 가지 끝,
누가 이 여름을 건넌다고
저토록 붉은 입술을 내밀고 있나.
지친 하늘조차 눌러앉은 여름날,
목이 쉬어 가던 매미 울음이
길가에 뚝, 뚝, 떨어진 붉은 꽃잎 위에
엎드려 쉰다.
*같이 보면 좋은 글
이 글의 행간에 다 담지 못한 더 많은 그림과 소박한 기록들은 저의 개인 블로그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언제든 편히 들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