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람원

by선비천사

오늘도 밤의 배후(背後)에서 너를 꾼다

발을 디디면 질척하게 상기되던 논둑길

우리가 밟고 지나간 수면마다

낮게 엎드린 파문들이 수심을 바꾼다

그 안에서 우리는 가장 먼저 젖어 있었는데


눈을 뜨면 세계는 물길을 바꾸고

추억은 스스로 제 둑을 지워갈 것이다


꿈을 늪의 수면 아래 조용히 안치하고

나는 뼈가 시린 외곽의 날씨를 산다


범람이 끝난 자리의 고요한 침묵만이

끝내 너라는 유적(遺跡)을

가장 고요하게 보존하는 방식임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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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행간에 다 담지 못한 더 많은 그림과 소박한 기록들은 저의 개인 블로그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언제든 편히 들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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