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에는 거울이 없다
누구도 제 얼굴을 들여다보지 않는 저녁,
서로의 등 뒤에 숨은 검은 입들이
일제히 열리기 시작한다
가장 먼저 깨진 거울 하나가 돌이 된다
허공을 향해 들린 수만 개의 손들,
갈 곳 없는 열기를 불태우려
그들이 어둠처럼 엉겨 붙을 때
비겁함은 떼를 이루어 칼날이 되고
그 무게는 언제나 가장 약한 고리를 향해 기울어진다
이제 광장은 거대한 제단이다
핏대 세운 목소리들은
하늘을 참칭 한 확신의 아우성,
서로의 체온에 눈이 먼 어깨들이 부대낄 때
존엄은 마비되고
날 선 심판자들만 횃불처럼 일어선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낮고 고요한 음성이 광장을 가른다
그러나 돌은 멈추지 않았다
그들은 눈을 가린 채 돌 같은 말들을 던진다
아아, 저 피비린내 나는 소란의 한복판
사내는 마지막 돌 하나까지 침묵으로 받아낸 뒤에도
자신보다
스스로 돌멩이가 된 인간들을 더 오래 바라보았다
*같이 보면 좋은 글
이 글의 행간에 다 담지 못한 더 많은 그림과 소박한 기록들은 저의 개인 블로그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언제든 편히 들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