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먼저 혓바닥이 문을 열었다
내 안의 가장 어두운 방에서 자란 뼈가
빛을 보자마자 굶주린 이빨로 튀어나가
누군가의 얇은 등 가죽을 물고 놓지 않았다
겨우 발음 하나가 저지른 조용한 살인,
방 안의 가구들이 일제히 몸을 뒤틀었다
높낮이도 없는 소리가 사람을 매달고
다시 바닥으로 메치는 저녁
사방에 무너진 형체들을 끝내 줍지 못해
나는 입술을 꿰매듯 단단히 다물었다
가장 고요한 매장이 입안에서 시작되고
차가운 흙을 무는 기분으로 밤을 견뎠다
혓바닥이 지나간 자리에 살을 섞지 못한
문장들이 가라앉는다
길게 늘어진 그림자의 각도를 읽는 시간,
내리깐 눈꺼풀 아래로
말보다 먼저 도착한 핏줄들이
지독한 침묵을 끝내 베껴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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