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축

by선비천사

땅이 숨겨놓은 거친 행간을 몸으로 받으며

가장 낮은 바닥의 길을 읽어 내려가는 일

온몸의 무게가 모이는 그곳에서

닳을수록 더 낮아지며

끝내 제 몫의 기울기를 잃지 않는다.


보도블록의 틈새를 지나는 동안

수많은 비를 말리고 눈을 녹이며

발걸음의 무게 아래

뒤축은 조금씩

지구의 둥근 모서리를 닮아갔다.


내가 바라보던 길보다 먼저

너는 거친 자갈길을 디뎠다.

가장 먼저 무너져간 것은

언제나 너였다.


현관 모서리에 기댄 신발

둥글게 무너진 뒤축 위로

노을 한 장이 조용히 접혀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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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행간에 다 담지 못한 더 많은 그림과 소박한 기록들은 저의 개인 블로그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언제든 편히 들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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