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나는 정갈하고 고결한 문장 뒤에 나를 숨겨왔다. 수필 속의 나는 늘 점잖고 조용한 사람이었다. 쉽게 흥분하지 않고, 늘 한발 물러서 사람을 바라보는 사람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건 나의 진짜 얼굴이 아니었다.
얼마 전, 평생을 함께해 온 동료가 큰 성공을 거두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내 퇴직금이 그가 새로 산 외제차 한 대 값도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 유치한 계산이었다.
“결국 다 부질없는 일이지.”
나는 달관한 척했지만, 사실은 초라해진 나를 숨기고 싶었다. 타인의 성공 앞에서 나는 축하보다 먼저 냉소를 떠올렸다. 험담은 그 비겁함의 연장선이었다. 누군가의 허물을 도마 위에 올리고 씹으며, "나는 저 사람과는 다르다"는 얄팍한 안도감으로 내 결핍을 가리려 애썼다.
남의 속내는 잘 읽는다고 믿었지만, 정작 내 안의 시기심은 오래 들여다보지 못했다. 의미심장한 말을 툭 던져 상대를 무안하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어쩌면 그건, 나 역시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을 들키기 싫어서였는지도 모른다.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입에서 나오는 것이 죄가 된다"라고 엄숙하게 말해왔지만, 그것은 성찰이라기보다 도망이었다. "사실 나도 당신이 부러워서 마음이 몹시 아팠다"라고 고백하는 투박한 문장이 훨씬 더 인간적임을 이제야 배운다.
산길을 오르다 보면 곧게 뻗은 소나무보다 제 몸을 비틀어 굽이굽이 자란 나무들이 더 깊은 그늘을 만든다. 내 삶의 굽은 길들, 질투와 비겁함, 그리고 의미심장한 말로 숨겨왔던 그 모든 옹이들이 이제는 누군가 잠시 쉴 수 있는 그늘이 되었으면 좋겠다.
세련된 관념의 외투를 벗고, 노을 앞에 선 한 인간으로서 내 민낯을 적어 내려가는 것.
그것이 내가 뒤늦게 배운 입술의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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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행간에 다 담지 못한 더 많은 그림과 소박한 기록들은 저의 개인 블로그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언제든 편히 들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