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아들의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창밖의 햇볕은 하루가 다르게 뜨거워지고, 우리 집에도 뜨거운 여름 하나가 찾아왔다. 아들과 나는 각자의 마음속에 불덩이 하나씩을 품은 채, 애써 괜찮은 척하며 하루를 살아간다.
'어디가든 상관없다'는 아이의 말은 체념이 아니다. 간절한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는, 가장 슬픈 부정이다.
부모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다는 마음, 자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는 미안함이 아이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나는 아이를 바라보다 조용히 말했다.
"엄마 인생 아니다. 네 인생이다. 엄마 만족시키려고 대학 가는 거 아니다."
그 말을 하는 내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사실은 나 자신에게도 들려주고 싶은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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