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이 이어질수록 문득 여름휴가가 그리워진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너무 어려 여행이 쉽지 않았고, 이제는 수험생이 되어 또 마음대로 떠날 수 없다. 그래서인지 그 시절에는 힘들기만 했던 여행들이 시간이 흐를수록 더 소중한 추억으로 남는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우리 가족의 여행은 늘 평화롭지만은 않았다.
세 아이와 떠나는 여행은 짐과의 전쟁이었다. 갈아입을 옷부터 간식, 물놀이 용품, 상비약까지. 혹시라도 필요한 것이 생길까 봐 하나라도 더 챙기려는 나와, 그 많은 짐을 차에 싣고 내리느라 지친 남편은 출발하기도 전에 종종 부딪혔다.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는 서로의 수고를 각자의 자리에서만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짐을 싸느라 지쳤고, 그는 그 무거운 짐을 나르느라 지쳐 있었다.시간이 흐른 뒤에야 우리는 서로의 힘듦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그 시절 우리가 가장 기피했던 곳은 놀이공원과 워터파크였다.
신나게 놀고 돌아오면 아이들은 번갈아 열이 나고, 감기에 걸리거나 전염병을 옮아오곤 했다. 그래도 아이들은 또 가고 싶어 했고, 부모는 힘들어도 결국 다시 데려갔다.
둘째가 다섯 살쯤 되었던 어느 여름이었다.
그날도 우리는 차 안에서 사소한 일로 말다툼을 했다. 아이들은 자는 듯했지만, 차 안의 싸늘한 공기를 고스란히 느끼고 있었던 모양이다.
워터파크에 도착한 뒤 남편은 첫째와 막내를 데리고 남자 탈의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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