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엄마 다녀올게."
너무도 익숙해서 아무 의미 없이 했던 인사였다. 늘 그랬듯 집을 나섰다가 저녁이면 다시 돌아오는 것이 당연한 일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날은 달랐다.
아이들에게 "다녀올게."라고 인사하고 집을 나섰지만, 나는 끝내 그날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시어머니께서 본가로 돌아가시고, 아버님의 간호도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오랫동안 흐트러져 있던 우리의 일상이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었다. 미뤄 두었던 회사 일과 개인적인 일들을 하나씩 정리하기 시작했고, 몸은 몹시 피곤했지만 그저 무리해서 그런 줄 알았다.
건강검진을 받으러 가기 위해 새벽부터 준비를 하던 중이었다. 옷을 갈아입는데 눈앞으로 까만 점 하나가 둥둥 떠다녔다.
"날파리가 날아다니네."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건강검진에서도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 중요한 계약도 잘 마무리했고, 저녁에는 아이들과 간식을 먹으며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를 보냈다.
그날이 내가 두 눈으로 평범한 일상을 마지막으로 바라본 날이었다는 것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다음 날 출근해서도 머리는 계속 지끈거렸다. 참을 수 없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기분 나쁜 통증이었다. 회의를 하는데 어제 보였던 날파리들이 이번에는 여러 마리로 번져 시야를 가득 메웠다. 집중하려고 해도 자꾸만 눈앞이 흐려졌다. 퇴근 후 샤워를 하고 나오는데 오른쪽 아래 시야에 짙은 회색 삼각형이 보였다. 마치 커튼이 조금씩 내려오는 것 같았다.
'뭐지?'
잠을 자고 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에도 그 검은 그림자는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더 커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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