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시작되니, 첫째가 초등학교 시절 축구선수를 했었던 시절이 떠오른다.
축구를 사랑하는 아이가 있다.
사설 축구클럽에서 꾸준히 훈련을 받고, 방학이면 특별훈련에도 빠지지 않는다. 작년에는 초등학교 축구대표팀에 선발되어 팀의 전국 리그 우승이라는 역사적인 순간도 함께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아이의 축구를 향한 열정만큼 실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
내 아이는 후보 선수다. 대회에 나가면 그라운드에서 뛰는 시간보다 벤치에 앉아 있는 시간이 더 길다. 부모로서 경기 지원을 나갈 때마다 마음 한구석은 늘 무거웠다.
'출전 시간도 짧은데 굳이 하루를 다 써가며 따라가야 할까.'
그런 마음이 들다가도, 막상 경기장에 가면 짧은 시간이라도 뛰는 아이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었다. 에이스가 되어 운동장을 누비는 모습을 상상해 본 적도 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후보 선수라는 자리가 결코 쉬운 자리가 아니었다. 자기보다 잘하는 형들과 친구들 사이에서 주눅 들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것 역시 대단한 일이었다. 그 사실을 나는 뒤늦게 알게 되었다.
작년 여름이었다. 사설 클럽 축구대회가 있어 남편이 처음으로 아이를 데리고 경기장에 갔다. 친한 친구까지 함께 태우고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했다.그 날 저녁, 집으로 돌아온 남편의 표정은 무거웠다.
"여보, 식사해요."
"안 먹을래. 잠깐 차에 다녀올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자 아이는 모른다고 했다.
잠시 후 돌아온 남편은 단호하게 말했다.
"오늘 우리 애, 1분도 못 뛰었어. 앞으로 이럴 거면 축구 그만시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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