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손가락
셋째의 임신 소식을 알리자, 친정엄마는 내 등짝을 후려치고 남편에게는 사정없이 레이저를 쏘았다. 온라인 게임을 다니며 애 셋을 키울 당신 딸이 안쓰러워서가 가장 큰 이유였을 것이다. 그리고 엄마는 말했다.
"나는 첫째가 참 안쓰럽다. 밑으로 동생이 둘이나 생기니, 저것도 아직 애기인데. 첫째 서운하지 않도록 잘 챙겨줘. 나도 더 마음 쓸게."
나도 첫째이고, 엄마도 첫째이시다. 남편도 장남이다.
어렸을 때는 나도 막내로 태어났으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을 했었다. 양보하라는 은근한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고, 새로운 일을 겪을 때마다 엄마랑 나는 시행착오를 거치는 것이 참 불편했다. 인간관계에서도 나도 모르게 아무도 강요하지 않는 상황에서 나도 모르게 자처하여 양보하고, 더 일하는 내 모습이 참 한심해 보이기도 했었다.
여동생이 나보다 1년 먼저 결혼을 하게 되었다. 사실 나는 결혼을 할 남자친구가 없던 상황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나서 급하게 결혼을 한 케이스이고, 여동생은 대학생부터 사귀던 남자친구와 더 이상 결혼을 미룰 수가 없어서 엄머가 그토록 피하려 했었던 역혼을 하게 되었다. 난 결혼 준비할 때 크게 힘을 들이지 않았다. 엄마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여동생이 구매했었던 한복집부터, 주방집기, 미용실까지 그대로 나에게 적용하였고 기대보다 꽤 좋았다. 아! 둘째의 삶이란 이런 거였구나. 동생을 이 모든 준비를 1년여에 걸쳐서 알아보고, 발품을 팔아보며 차근차근 알아보았을 텐데. 나쁘지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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