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화 닫힌 창고

by송작가

베일은 큰길보다 좁은 길을 택했다.

돌을 깔지 않은 골목에는 물이 고여 있었다. 나는 그의 뒤를 따라가다가 걷는 자리를 바꾸었다. 나란히 걸으면 말을 듣기 쉬웠지만 두 사람이 지날 만큼 마른 곳이 넓지 않았다. 베일은 웅덩이 앞에서 내가 먼저 가기를 기다렸다.

“큰길로 가도 됩니까?”

“그쪽은 돌아갑니다.”

“시간은 있습니다.”

그는 잠시 나를 보고 길을 바꾸었다. 큰길에서도 나는 그가 걷기 편한 쪽을 먼저 골랐다고는 자신할 수 없었다.

일요일의 상점들은 대체로 닫혀 있었다. 한 집에서는 안쪽에서 창틀을 닦고 있었고, 다른 집의 문 앞에서는 개가 털을 털었다. 베일은 제과점 창문을 보다가 작은 빵을 두 개 샀다. 점원이 종이에 싸려고 하자 하나씩 달라고 했다.

그는 내게 한 개를 건넸다.

“아까도 먹었습니다.”

“그랬지요.”

베일은 빵을 내 손에 놓았다. 나는 더 설명하지 않았다.

창고 지붕은 굴뚝들 사이에서 먼저 보였다. 가까워질수록 벽이 길어졌다. 벽돌은 낮은 곳에서 검었고, 위로 갈수록 붉은 부분이 남아 있었다. 입구에는 굵은 사슬이 걸려 있었다. 한쪽 문에 붙은 회사 이름은 그가 일하던 때와 다르다고 했다.

“팔았습니까?”

“빌려주었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알아본 것은 아니니까요.”

우리는 길 건너에 섰다. 문 옆 작은 창으로 안이 보일 것 같았지만 유리에는 먼지가 쌓여 있었다. 나는 건물의 옆으로 돌아가도 되는지 살폈다. 담 안쪽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모퉁이까지는 걸을 수 있었다.

베일은 벽에서 떨어져 서 있었다. 나는 그가 가까이 가지 않는 것을 보고 내 걸음도 늦췄다.

“안에 들어가자는 뜻은 아닙니다.”

“오늘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그는 잠긴 문을 보았다. 내가 한 말과 같은 뜻으로 한 대답은 아닌 듯했다.

모퉁이를 돌자 큰 출입문이 하나 더 있었다. 그 앞의 돌에는 수레바퀴가 오래 지나가 만든 자국이 파여 있었다. 베일은 그곳에서 멈췄다.

“저기였습니까?”

“문은 저쪽이었습니다. 지금은 막아놓았군요.”

그가 가리킨 벽에는 벽돌의 색이 다른 부분이 있었다. 나는 다친 자리를 묻고 있었고, 그는 들어간 문을 알려주었다. 그에게 사건은 손이 다친 순간부터 시작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날 여기서 일하고 계셨습니까?”

베일은 빵의 끝을 작은 조각으로 떼었다.

“아닙니다. 일은 끝났습니다.”

나는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대니얼이 왔다고 들었습니다. 저녁 먹을 시간이 지났는데 방에도 없었어요. 찾으러 왔습니다.”

어디서 누구에게 들었느냐고 묻고 싶었다. 질문들을 순서대로 세우자 다음 질문을 꺼내기가 오히려 어려워졌다. 베일은 자기가 들어간 문을 계속 보고 있었다.

“만났습니까?”

그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목소리는 들었습니다.”

“손을 다치기 전에요?”

“그때 일은 순서가 분명하지 않아요.”

베일은 남은 빵을 종이에 쌌다. 내가 들고 있는 빵에는 아직 김이 조금 남아 있었다.

“사람들이 짐을 옮기고 있었습니다. 밤에 하던 일이 드물지는 않았어요. 누가 부르는 소리가 났고, 제가 비켜야 할 곳에서 비키지 못했습니다. 그다음은 손부터 생각납니다.”

그는 오른손을 다른 손으로 감싸지 않았다. 그냥 외투 옆에 두었다.

나는 벽돌이 새로 들어간 부분을 보았다. 지금 남아 있는 벽만으로 그날 사람들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였는지 그릴 수는 없었다. 내가 상상한 화물은 문보다 클 수도, 작을 수도 있었다. 그 크기를 모르면 움직인 사람의 잘못도 쉽게 만들어낼 수 있었다.

“기억하는 다른 분이 있습니까?”

베일이 고개를 돌렸다.

“셀비가 그날 나를 밖으로 데리고 나왔습니다. 아직 같은 집에 살면 만나볼 수 있을 겁니다.”

“찾아가도 괜찮겠습니까?”

“그 사람에게 물어봐야지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베일은 창고 문을 한 번 더 보고 길을 건넜다.

***

토머스 셀비의 집은 작은 마당들을 등지고 붙어 있는 집들 가운데 하나였다.

문을 두드리자 안쪽에서 무엇인가 끄는 소리가 났다. 셀비는 앞치마를 두르고 나왔다. 회색 머리카락이 귀 위로 뻗쳐 있었고, 손에는 굵은 바늘을 들고 있었다.

그는 베일을 보고 바늘을 앞치마에 꽂았다.

“오랜만이군.”

“그렇지.”

둘은 악수를 하지 않았다. 셀비가 내 쪽을 보자 베일이 이름을 소개했다.

“회사 서기라고?”

그의 얼굴에서 반가운 기색이 줄었다.

나는 모자를 벗었다.

“회사에서 보낸 것은 아닙니다. 베일 씨의 지급 기록에 관해 확인할 일이 있습니다.”

“그럼 일요일에 찾아올 만하겠군. 회사 일이면 내일 와도 될 테니까.”

셀비는 문을 조금 더 열었다. 안에는 헤어진 자루들이 포개져 있었다. 그는 이제 창고에서 일하지 않고 자루를 수선하는 일을 조금씩 받는다고 했다. 손목이 힘들면 놓았다가 다시 하면 되는 것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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