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냄새를 지운 자리에 향기를
비 오는 날에는 화장실을 청소하고 카페로 간다.
비는 살림집의 모든 냄새를 깨운다. 평소 집안에서 숨어 지내던 것들이 비와 함께 자기 몫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집안 구석의 악취가 특히 그렇다. 싱크 배수구와 화장실, 베란다 창틀에서 역한 냄새가 기분 나쁘게 올라온다. 썩 달갑지 않은 그 존재들이 '나 여기 있노라' 하며 평소 나의 어설픈 청소 실력을 폭로하는 것만 같다.
후각이 예민한 나는 비 오는 날을 그저 무심히 흘려보내지 못한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비장함이 올라오고, 자연히 냄새와 맞붙을 태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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