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라는 뻔한 프로그램이 10여 년째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세속을 떠나 '자연' 속에서 홀로, 자급자족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 줄 새삼스럽게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있습다. 심규한의 [통합생태학]의 다음 구절은 왜 <나는 자연인이다>와 같은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는지, 그 이유의 일단을 보여줍니다.
사실 세상은 허무하다. 우리는 매일 고민하고 아웅다웅 다투며 의미를 따지고 선악을 판단한다. 하지만 자연 앞에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가 집착하는 것은 슬롯적 맥락에서 형성된 슬롯적 의미에 지나지 않는다. 슬롯의 복잡한 권력 관계는 내 뜻대로 살 수 없게 한다. 개인은 무력해서 슬롯 밖으로 떠밀려 나오기도 한다. 물론 니체나 칸트처럼 자발적으로 자연과 만나는 산바카라자들도 있다. 하지만 패배한 채 자연으로 후퇴하기도 한다.- 심규한, [통합생태학: 인간·자연·공동체·영성을 하나로 읽는 새로운 생태철학], 모시는사람들, 2026, 19쪽. 이하 파란색은 [통합생태학]에서 이 문장에 이어지는 19쪽의 글임.
인도인들이 - 이것도 하나의 신화일 뿐일지도 모르지만 - 세속의 삶을 살다가 어느 시점이 되면, 히말라야 깊은 산중으로 들어가 수도자의 삶을 살아가는 것처럼, <나는 자연인이다>의 주인공들은 세속의 삶에 지쳐서든지, 그보다는 더 계획적.능동적으로 자신의 삶의 방향을 정하여서든, 어느 날 깊은 산중으로 들어와, 만족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나는 자연인이다> 프로그램이, 그렇게 보여줍니다.)
'자연'이 무엇이관대, 사람은 결국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어 할까요?
심규한의 바카라의 내용은 다음과 같이 이어집니다.
처음 자연 앞에서 우리는 두려움을 느낀다. 침묵은 두렵고, 무의미는 공포스럽다. 철저하고 압도적이다. 인간의 말과 업적 따위 자연 앞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 자연이 들려주는 메아리는 우리를 조롱한다.
자연에 압도되어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은 나약한 사람이거나, 예사 사람이 아니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더욱이 자연이 들려주는 메아리를 "조롱"이라고 말하는 것은 청자의 마음을 반영한 것일 뿐입니다. 160년 전 수운 최제우 선생도 그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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