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otica
진홍빛 한 조각이 창문을 넘어 들어오는 순간, 거실의 평범했던 공기는 숨을 죽인다. 레드. 그것은 단지 가시광선의 한 영역에 위치한 색채가 아니다. 그것은 피부 바로 아래에서 평생 동안 잠들지 못하고 웅얼거리는 육체의 열망이자, 영혼이 거주하는 가장 뜨거운 은신처다.
사랑이 사유의 영역에 머물 때 그것은 투명한 백색이지만, 서로의 숨결이 피부를 터치하고 세포가 서로를 인지하는 그 짧은 찰나에 색채는 급격히 농익어 레드가 된다. 그것은 수줍은 뺨의 홍조에서 출발하여, 맥박이 요동치는 목덜미의 푸르스름한 피를 거쳐, 마침내 서로를 집어삼킬 듯 타오르는 입술의 중심부에서 가장 깊은 검붉은 빛을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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