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줄의 고고학
흰 벽, 창백한 눈꺼풀처럼 드리운 그림자, 햇살이 직사각형으로 박제된 곳, 그곳에 기억의 혈관이 꽂혀 있다.
충전기,
검은 금속과 플라스틱의 촉수,
침묵을 집어삼키는 고요한 괴물.
벽은 말하지 않지만 듣는다.
우리가 뱉어낸 무수한 비명,
속삭임,
거짓말, 그리고 간절한 기도까지.
이 흰 귀는 모든 것을 흡수하고 다시 되새김질한다.
충전기는 탯줄이다.
우리를 외부 세계와 연결하는,
정보의 강물로 우리를 이끄는,
우리를 고립시키는 탯줄. 우리는 이 충전기에 매달려
세상의 맥박을 확인하고 우리의 존재를 증명한다.
그러나 이 충전기는 또한 우리의 공허함을 드러낸다. 우리가 얼마나 쉽게 방전되는지, 외부의 에너지 없이는 얼마나 무력한지, 우리의 내면이 얼마나 텅 비어 있는지. 그림자는 점점 길어지고 벽은 더 어두워진다. 충전기는 외롭게 빛을 발하며 우리의 불안을 자양분 삼아 자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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