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버린 것들만이 입을 수 있는 빛
고요가 기어코 제 집을 비우고 떠난 자리에 탁한 연기가 눌러붙듯 차콜(Charcoal)의 밤이 내려 앉는다.
검은 빛이라 부르기엔 아직 온기가 얼마간 남아 있고
흰빛이라 우기기엔 서러운 얼굴이 너무나 짙은,
바스러진 나무의 생애가 마지막으로 마신 가장 나직한 한숨처럼 느껴지는 색(色).
그것은 불길이 온 숲을 한바탕 집어삼킨 뒤 가슴속에 움켜쥔 침묵의 빛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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