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제매입세액공제

by신수현

국세청으로부터 음식점 사업장에 대한 부가가치세 사후검증 전화연락을 받았다.

대상 사업장은 싱싱한 활어를 주메뉴로 다루는 횟집이었다. 전 세무법인에서 이관해 온 업체인데 의제매입세액공제 한도초과였다.


세무 실무를 오래 해왔어도 국세청의 연락을 받으면 긴장감이 감돈다. 신고 파일을 열고 과거의 숫자를 하나씩 짚어 내려갔다. 원인은 이내 드러났다. 메인 부가가치세 신고서에 적힌 과세표준과, 뒤편 부속서류인 의제매입세액공제 신고서에 반영된 한도 계산용 과세표준이 서로 다른 숫자를 가리키고 있었다.


과거 신고 당시 현금매출 누락분이나 결제 조정을 거치며 메인 과세표준을 수정한 뒤, 의제매입세액공제 신고서의 한도 계산 기준 과표를 함께 갱신하지 못한 흔적이었다. 자동 불러오기 기능을 맹신했거나, 수정 과정에서 연동된 부속서류의 재집계를 놓쳤을 것이다. 정확한 경위는 지나간 일이었으나 분명한 사실은 하나 남았다.

프로그램은 계산했을 뿐이고, 사람은 검증하지 않았다.



세금이 없는데 세금을 깎아주는 이유


‘의제(擬制)’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것을 특정한 법률적 목적을 위해 ‘있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을 뜻한다. 음식점이 배추나 생선 같은 1차 면세 농·축·수산물을 사들이면 세금계산서에는 부가가치세가 적혀 있지 않다. 애초에 면세 품목이므로 사업자는 매입 단계에서 세금을 부담한 적이 없다. 일반적인 부가가치세 논리대로라면 낸 세금이 없으니 돌려받거나 공제받을 매입세액도 없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식당은 그 면세 원재료를 조리하여 부가가치세가 붙는 음식으로 손님상에 낸다. 살 때는 세금을 내지 않았는데 팔 때는 세금을 붙여 받아내야 하는 구조적 불균형이 생긴다. 이 불합리를 덜어주기 위해 마련된 제도가 바로 ‘의제매입세액공제’다. 실제로 부가가치세를 부담하지는 않았지만, 과세되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면세 식자재를 사용했으므로 일정 비율을 세금을 낸 것처럼 보아 매출세액에서 덜어내주는 일종의 완충장치다.


공제액은 사들인 원재료 값에 법정 공제율(개인 음식점 기준 8/108 또는 9/109 등)을 곱해 구하지만, 무제한으로 공제해 주지는 않는다. 그 매입액을 어디까지 인정해 줄 것인가를 결정하는 기준이 바로 ‘과세기간의 매출액(과세표준)’이다. 세법은 음식점 매출 규모에 따라 45%에서 65% 안팎의 법정 한도율을 두고 있다. 즉, 아무리 계산서를 많이 받았더라도 그 기의 매출액을 넘어서는 비정상적인 매입까지 공제해 주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결국 실무에서는 세 가지 축이 동시에 맞아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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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기다리며 글을 씁니다. 멈춘듯, 흐르지 않는 어둠과 함께 ... 시간에 대한 후회, 반복되는 상처로 인해 글은 저의 치료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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